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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 SCIENCE

어쩐지 기분이 좋지 않은 느낌의 정체는?, 죽음의 냄새 '푸트레신'과 생물의 본능

by 아이디어박람회 2024.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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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모르겠지만,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지 않다. 이 건물에 들어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 기분이 들었던 산 속의 폐허에 실제로 시체가 있던 적이 있었다.

 

공포 또는 추리 소설에서는 이런 장면이 등장하곤 하지만, 사실 그 장소에 시체가 있는 경우 생물은 그것을 발견하지 못하더라도 그 사실을 감지하고 피할 수 있다고 한다. 

 

어쩐지 기분이 좋지 않은 느낌의 정체는?, 죽음의 냄새 '푸트레신'과 생물의 본능

 

 

왜 시각적으로 인식하지 못한 시체의 존재를 감지할 수 있는 것일까? 이 혐오감에는 시체에서 발산되는 '푸트레신'이라는 화학 물질이 관여하고 있다. 2021년 12월, 'Behavioural Processes'에 게재된 교토대 야생동물연구센터의 연구에서는 영장류인 침팬지를 대상으로 죽음의 냄새의 존재에 대해 검증하였다.

 

어쩐지 기분이 좋지 않은 느낌의 정체

 

우연히 방문한 장소에서, 이유는 모르겠지만 더 이상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상황은 추리 또는 공포물에서 자주 묘사되곤 한다.

 

이는 공포 연출로 자주 사용되지만, 실제로 현실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생물은 비슷한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가까이에 시체가 있으면 그 사실을 알지 못하더라도 "여기는 뭔가 기분이 나쁘다"라고 느끼며 회피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처럼 아직 시각적으로 시체를 인식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의식적으로 혐오감을 느끼며 그 장소를 피하려는 행동에는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

 

우선 시체가 근처에 있을 때 생물은 본능적으로 두려움이나 혐오감을 느낀다.

 

이는 위험한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 많은 동물에게 본능적으로 내재된 행동이다. 야생에서 다른 개체의 시체 근처에는 포식자가 있을 수 있으며, 병으로 죽은 시체는 질병의 감염원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무작정 시체에 가까이 가는 것은 자신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눈으로 보고 피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발견하기 전에 미리 피하려고 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여기에는 시체에서 발산되는 냄새(죽음의 냄새)가 관여하고 있다.

 

시체에서는 '푸트레신'이라는 독특한 부패 냄새가 발생한다. 푸트레신은 생물이 죽은 후 단백질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화합물로, 부패 냄새나 죽음의 냄새의 주요 원인 물질 중 하나이다.

 

푸트레신의 냄새는 시체에 알을 낳거나 시체를 먹는 곤충 등에게는 유인 물질이 되지만, 일반적인 동물들에게는 회피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지 못하더라도 생물은 푸트레신을 감지하면 그 장소를 피하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푸트레신은 불쾌한 냄새의 원인 물질이기 때문에, 이렇게 설명하면 악취가 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푸트레신"은 냄새로 느끼지 못해도 생물에게 시체에 대한 혐오감을 일으킨다

 

이에 교토대 야생동물연구센터의 연구진은 2021년에 이 현상을 인간과 가장 가까운 영장류인 침팬지를 대상으로, 푸트레신이 시체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더라도 생물에게 혐오감을 일으킨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연구에서는 침팬지가 푸트레신의 냄새에 회피 반응을 보이는지, 냄새와 함께 시체의 존재가 있을 때 그 반응이 강화되는지를 검증했다. 먼저 푸트레신을 스며들게 한 코튼을 작은 용기에 넣고, 그 용기를 침팬지가 보지 못하도록 양동이 안에 넣었다. 양동이에는 냄새가 발산될 수 있도록 작은 구멍이 여러 개 뚫려 있었고, 안에는 작은 팬이 장착되어 있었다.

 

또한 양동이 위에 작은 새 박제 또는 장갑을 놓아 시체(=작은 새 박제)와 시체 냄새(=푸트레신)가 세트로 존재할 때 더 강한 회피 반응을 보이는지, 시체와 세트가 아닌 경우(=침팬지가 익숙한 물건인 장갑)의 경우에도 냄새를 싫어하는지 검증했다. 그 결과, 침팬지는 무취일 때와 비교하여 푸트레신의 냄새를 맡았을 때만 양동이로부터 거리를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때 양동이 위에 놓인 것이 박제인지 장갑인지는 상관이 없었다. 또한 이 연구에서는 푸트레신을 냄새로 인식할 수 없는 농도에서도 실험을 진행했지만, 악취로 인식할 수 없는 수준의 경우에도 침팬지들은 회피 반응을 보였다. 즉, 시체와 죽음의 냄새가 세트로 있을 때 특히 반응이 강해지는 것은 아니며, 시체의 존재가 없어도 회피 반응이 발생하고, 냄새로 인식할 수 없어도 회피 반응이 일어난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이 결과를 통해 실제로 시체를 보지 못하더라도, 죽음의 냄새를 의식적으로 느끼지 못하더라도 낮은 농도의 푸트레신이 발생하는 것만으로도 생물은 왠지 모르게 기분이 나빠서 그 장소를 피하려는 행동을 실제로 취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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