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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 SCIENCE

폭이 372나노미터인 세상에서 가장 가는 스파게티를 만들어내다

by 아이디어박람회 2024.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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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과학자들이 세계에서 가장 가는 스파게티를 만들어냈다. 폭은 고작 372나노미터로, 사람의 머리카락 굵기의 약 200분의 1에 불과하며, 전자 현미경으로 보지 않으면 한 가닥 한 가닥을 볼 수 없을 정도로 가늘다. 이 스파게티는 식용으로 개발된 것은 아니고, 의료 분야에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하지만, 먹을 수도 있다고 하는데, 도대체 어떤 맛일까?

 

폭이 372나노미터인 세상에서 가장 가는 스파게티를 만들어내다

 

밀 전분으로 만드는 나노 섬유

 

 

주사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나노 스파게티의 확대 이미지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의 과학자들이 개발한 이 세계에서 가장 가는 스파게티는 사실 음식으로 고안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의료나 산업에서의 사용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 나노 수준의 가늘기를 가진 섬유 물질을 "나노 섬유"라고 한다.

 

그중에서도 식물의 "전분"으로 만들어진 나노 섬유는 의료 분야에서 다양한 응용이 기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전분 나노 섬유로 천 같은 것을 만들면, 습기나 수분을 흡수하는 동시에 박테리아의 침입을 막아주기 때문에 우수한 붕대가 될 수 있다. 또한 뼈 재생용 발판이나 약물 투여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전분 나노 섬유를 만들기 위해서는 식물 세포에서 전분을 추출하고 정제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대량의 에너지와 물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다지 환경 친화적이라고는 할 수 없다. 이에 비아트리스 브리튼(Beatrice Britton) 연구팀은 스파게티 원료인 밀가루(전분이 풍부한 재료이기도 하다)에서 직접 나노 섬유를 만드는 아이디어를 고안했다. 식물 세포에서 전분을 추출하는 것보다 훨씬 더 친환경적이라고 한다.

 

전기의 힘으로 세상에서 가장 가는스파게티를 뽑아내다

 

 

 

 

보통 주방에서 스파게티를 만들 때는 밀가루와 물을 섞어 반죽한 후 여러 구멍이 뚫린 틀에 눌러서 통과시킨다. 그러면 틀에서 긴 스파게티 모양으로 밀려 나오게 된다. 이번 나노 섬유 스파게티도 기본적으로는 같은 원리다. 다만 사람의 손으로 틀에 밀어 넣는 대신, 전하(전기력)를 이용하여 가는 바늘 끝에서 밀가루와 물로 짜낸 실을 뽑아낸다.

 

이러한 기술을 "전계 방사(Electrospinning)"라고 한다. 전계 방사로 만들어진 스파게티의 직경은 고작 372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 분의 1미터)로, 세계에서 가장 가는 스파게티로 손색없는 극세 면이다. 세계에서 가장 가는 파스타로는 이탈리아 사르디니아의 전통적인 파스타인 "필린데우(Filindeu)"가 있는데, "신의 실"이라고도 불리는 이 파스타의 폭은 400마이크로미터로, 이번 나노 스파게티는 그보다 1000분의 1 더 가늘다.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 가능

 

나노섬유 시트의 주사전자현미경 이미지 (f) 25nm 간격으로 25nm 간격의 섬유 직경 히스토그램. 평균값으로부터의 표준 편차는 ±1이며, 컬러 막대로 표시됨

 

 

이렇게 만들어진 나노 스파게티는 여러 용도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나노 스파게티 시트는 다공성이어서 습기를 통과시키기 때문에 상처를 덮는 밴드와 같은 재료로 유망하다. 또한 세포 외부의 네트워크 구조와 유사하기 때문에 조직을 재생하는 발판으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분은 지구상에서 두 번째로 많은 바이오매스 자원이므로 풍부하게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분해성으로 체내에서 분해되는 장점도 있다.

 

맛은 어떨까?

 

그런데 가장 궁금한 것은 이 스파게티의 맛이다. 나노 수준의 스파게티라면 미경험의 식감을 맛볼 수 있을 텐데, 실제로는 어떨까? 이에 대해 연구팀의 가레스 윌리엄스(Gareth Williams) 박사는 보도자료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쉽게도 파스타로서는 별로 쓸모가 없을 겁니다. 냄비에 넣으면 1초도 되지 않아 퍼져버릴 테니까요." 이번 연구는 'Nanoscale Advances'(2024년 11월 21일 자)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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