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ART252 놓아주는 법을 배운다|단편 애니메이션 "Sisters"가 전하는 감정의 해방 우리 모두 한 번쯤은 자신에게 맞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어떤 존재나 상황에 묶여 있었던 순간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끝없이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직장일 수도 있고, 정서적·육체적으로 버거운 돌봄의 관계일 수도 있다. 혹은 그냥 ‘벗어나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도무지 놓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발이 묶인 듯한 상황일지도 모른다. 이런 감정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경험이며, 바로 그 보편적인 감정의 무게가 단편 애니메이션 "Sisters"의 출발점이다. 이 작품은 안드레아 셀레소바(Andrea Szelesová) 감독이 연출하고, 퓨어 쇼어 필름스(Pure Shore Films)가 제작한 단편 애니메이션이다.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는 한 젊은 여성의 수수께끼 같은 일상 루틴을 따라간다 그녀는 매일같이 한 .. 2025. 10. 21. 웃음 뒤의 불편한 진실 | 뮈르뮈르 듀오의 풍자적 아트 전시 ‘La fête est finie’ 이토록 부조리한 세상에서 우리는 냉소로 기울까, 아니면 유머로 버틸까? 프랑스의 예술가 듀오 뮈르뮈르(Murmure) 에게 그 답은 명확하다. 둘 다, 동시에. 프랑스 캉(Caen)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이들은 이번에 새 전시 La fête est finie, 파티는 끝났다(The Party is Over)를 선보였다. 그 제목처럼, 그들의 회화와 목탄 드로잉에는 잔잔한 유머와 서늘한 풍자, 그리고 불편할 만큼 정직한 현실 인식이 뒤섞여 있다. 그들의 작품 속 세계는 언제나 우리가 아는 세상에서 살짝 비틀려 있다. 우주비행사는 런웨이 모델처럼 포즈를 취하고, 달은 거대한 핵발전소의 굴뚝으로 변하며, 생일 케이크 위의 초는 축하의 불빛이 아니라 산불의 불길로 타오른다. 뮈르뮈르의 시선은 일상의 기쁨.. 2025. 10. 17. 멜레나라 해변의 바다 조각상, 로마 신 넵투누스가 지키는 스페인의 포토스팟 로마 신화에서 넵투누스는 바다의 신이다. 그렇기에 이 신을 조각한 조형물이 실제 바다에 설치되어 있다는 사실만큼 잘 어울리는 설정도 드물 것이다.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중 하나인 그란카나리아의 멜레나라 해변 앞바다에는 파도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넵투누스 조각상이 자리 잡고 있다. 마치 바다 속 자신의 영역으로 들어오는 이들을 맞이하듯, 신비롭고도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바다 조각상 이 조각상은 ‘넵투누스 델 푼톤(Neptuno del Puntón, ‘돌출부의 넵투누스’)’ 또는 ‘넵투누스 살리엔도 델 마르(Neptuno saliendo del mar, ‘바다에서 솟아오르는 넵투누스’)’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조형물을 만든 이는 이미 고인이 된 스페인 출신 예술가 루이스 아렌시비아(Luis Arenc.. 2025. 6. 24. 루브르 박물관 소장 중인 히에로니무스 보슈 ‘바보들의 배’ 바보들의 배(The Ship of Fools)는 약 1490~1500년경 히에로니무스 보스(Hieronymus Bosch)가 그린 작품으로, 초기 네덜란드 회화 시대의 가장 신비롭고 상징이 풍부한 작품들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이 그림은 도덕적 타락과 인간의 악덕을 상징하는 여러 어리석음을 저지르고 있는 사람들을 작은 배에 태워 묘사하면서, 당시 사회에 대한 강렬한 풍자적 논평을 드러낸다. 오늘날 우리가 보는 그림은 원래 더 큰 작품의 일부지만, 단편적인 상태에서도 기괴한 모습과 우화로 인해 500년 넘게 사랑받고 있다. 작가 히에로니무스 보스 (1450경 – 1516) 제작 년도1490~1500년경매체목판에 유채장르알레고리 회화미술사조초기 네덜란드 회화 / 북.. 2025. 5. 23. 보고도 믿기 힘든 양면 자수… 실 하나로 완성된 두 얼굴의 작품 중국 장쑤 성 소주 일대에서 전해 내려온 ‘양면 자수’는 투명한 실크 천 한 장에 서로 전혀 다른 두 그림이 “앞뒤”라는 구분조차 잊은 채 공존한다. 눈에 보이는 실은 하나, 그러나 앞면엔 복슬복슬 흰 강아지가, 뒷면엔 재치 가득한 원숭이가 수줍게 손을 들고 있다. 두 세계는 바늘 하나만을 공유할 뿐, 색도 질감도 완벽히 독자적이다. 천을 들어 빛에 비춰 봐도, 반대편 그림의 존재는 흔적조차 내비치지 않는다. 17초짜리 양면 자수 영상 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RADII(@radii_media)님의 공유 게시물 2025년 봄, 중국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다루는 매체 RADII가 17초짜리 짧은 영상을 SNS에 올렸다. 화면 속 주인공은 백발이 성성한 두 명.. 2025. 5. 21. 90년 전 살바도르 달리의 미완성 영화, AI로 완성되다 '살바도르 달리'라는 이름을 아는 이는 대부분 특이한 콧수염을 가진 초현실주의 화가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스페인이 배출한 이 괴짜 예술가는 그림뿐 아니라 영화, 조각, 패션까지 모든 예술 분야에서 그야말로 남다른 상상력을 펼쳐 보였다. 그런 그가 구상했던 영화 작품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90년을 넘긴 ‘꿈’이 영상으로 살아난 날 바로 "Giraffes on Horseback Salad(말 위에 탄 기린들의 샐러드)"인데, 제목에서부터 현실감이 전혀 없는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2025년 4월, 거의 90년 전 달리의 머릿속에서만 살아있던 이 미완의 영화 각본이 AI 기술을 통해 마침내 세상 밖으로 나왔다. 이 영상은 '살바도르 달리'의 기괴한 내면 세계를 그대.. 2025. 4. 14. '시간은 흐른다. 지금 이 순간도 일시적인 것'을 표현한 흐르는 활자 거리 예술 인도 서부 해안에 자리한 고아 주의 수도 파나지의 길거리 위에 생기는 그림자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단순히 햇빛이 건물 틈새로 들어와 생긴 그림자인가 싶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그 그림자들이 알파벳 하나하나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따. 이 풍경은 인도 델리 출신 그래피티 아티스트 다쿠(Daku)의 작품으로, 그는 “시간의 이론(The Theory of Time)”이라 불리는 스트리트 아트 인스톨레이션을 이곳에 설치했다. 골목 위쪽에 알파벳 활자들을 매달아 두고, 햇빛이 내려앉는 각도에 따라 거리에 그림자를 투영하도록 했다. 오전의 부드러운 빛, 정오의 뜨거운 태양, 오후의 기울어지는 햇살까지 모두가 이 예술에 참여하는 셈이다.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시간은 신비롭다... 2025. 1. 23. 고양이 그림에 탁월한 재능을 가진 스위스 화가 고트프리트 마인드 혹시 스위스 출신의 화가, 고트프리트 마인드를 아는지 모르겠다. 사실 국내에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고, 한국어판 위키백과조차 없는 실정이라, 그의 이름을 들으면 “누구지?” 하고 고개를 갸웃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그는 한때 ‘고양이 그림의 거장’으로 유럽 전역에서 불릴 정도로 대단한 화가였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바로 ‘고양이의 라파엘로’다. 고양이 한 마리를 그리더라도 털 한 올 한 올까지 신경 쓴 듯 섬세하게 표현했고, 자연스러운 동작 묘사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이런 천부적인 재능 뒤에는, 흔히 ‘서번트 증후군’이라 불리는 특성과 외로운 삶이 있었다고 한다. 오늘은 그가 어떤 인물이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예술가로서 자신의 흔적을 남겼는지 천천히 살펴.. 2025. 1. 20. 환경 문제를 향한 독창적인 접근, ‘오염된 물 아이스크림’ 대만 국립예술대학의 헝이첸, 궈이후이, 청유티는 ‘오염된 물 아이스크림(Polluted Water Popsicles)’이라는 이름의 작품을 만들었다. 이들은 대만 전역 100곳에서 오염된 물을 채취한 뒤 이를 얼리고, 폴리에스터 수지로 코팅해 비식용 아이스크림을 완성했다. 처음 이 작품을 보면 시각적으로 아름답고 정교한 수제 아이스크림처럼 보인다. 하지만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각 아이스크림 안에는 플라스틱 조각, 병뚜껑, 포장지 같은 쓰레기가 그대로 담겨 있다. 이 작품은 물 오염 문제를 알리고, 오염된 물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제작됐다. 100개의 작품, 환경 문제를 이야기하다 이 프로젝트는 총 100개의 아이스크림으로 구성됐다. 각 아이스크림에.. 2024. 12. 24. 이전 1 2 3 4 ··· 2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