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힘들다"고 느끼는 사람에게는 일요일 저녁이나 월요일이 매우 우울한 시간이다. 이때는 일의 시작을 떠올리게 되어, 짜증과 괴로움이 밀려오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블루 먼데이 증후군"이나 "사자에상 증후군"으로 불리며, 비슷한 감정이 새로운 해가 시작되는 설날에도 찾아올 수 있다. 그때의 짙고 어두운 감정은 우리에게 극단적인 결심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부산대학교에서 26개국에서 수집된 170만 건의 자살 데이터를 분석해, 월요일과 설날에 자살 위험이 높아진다는 보고를 내놓았다. 이번 연구의 세부 내용은 2024년 9월 5일에 학술지 'The BMJ'에 게재되었다.
새로운 주와 새로운 해의 시작이 주는 우울감, "월요일"과 "설날"
월요일은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는 날이지만, "일이 힘들다"고 느끼는 사람에게는 몹시 우울한 시간이다. "또 상사에게 혼나는 날들이 시작되겠지", "또 바쁘고 야근이 많은 날들이 이어지겠지", "이 힘든 일상이 언제까지 계속될까"와 같은 생각을 떠올리게 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많은 사람이 월요일에 우울감을 느끼며 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비슷한 우울감은 새해의 시작을 의미하는 "설날"에도 찾아올 수 있다. 일부 사람에게 설날은 기대되는 시간이 아니라, "새로운 고통의 시작"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렇다 보니 이런 시기에 "이제 모든 것을 끝내고 싶다"는 감정이 고조되면서 극단적인 결심을 하게 되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2019년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람은 70만 명이 넘으며, 전체 사망자의 약 1.3%를 차지했다.
이는 말라리아, HIV/AIDS,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넘어서는 수치다. 하지만 자살은 예방할 수 있는 사망 원인이기 때문에, 자살 위험에 대해 더욱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살 위험은 "월요일"과 "설날"에 증가
건강, 환경 스트레스, 기후 변화 등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인 "MCC Collaborative Research Network"의 데이터베이스에서 26개국 740개 지역의 자살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 데이터에는 지역별 일일 자살 건수(총 170만 1,286건)가 포함되어 있으며,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살 위험이 높아지는 시점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자살률은 한국, 일본, 남아프리카, 에스토니아에서 가장 높았고, 필리핀, 브라질, 멕시코, 파라과이에서 가장 낮았다. 또한, 모든 국가에서 자살자는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았고, 65세 이상보다 65세 이하에서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나 경제활동을 하는 세대의 사람들이 자살을 선택하기 쉬운 것이다. 또한 모든 국가에서 평일 중 자살 위험은 월요일에 가장 높았으며, 자살자의 15~18%가 이 요일에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요일에 생기는 우울감이 많은 사람에게 극단적인 결정을 내리게 만든 것이다. 참고로 주말(토요일이나 일요일)의 자살 위험은 국가별로 차이가 있었는데, 남미와 남아프리카에서는 위험이 높아지는 반면, 아시아와 북미, 유럽에서는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1년 전체를 고려했을 때 모든 국가에서 설날에 자살 위험이 증가했으며, 특히 남성에서 더 두드러졌다.
월요일과 설날에 자살 위험이 높아지는 이유는?
연구팀은 가능한 원인으로 직장 스트레스로 인한 압박감과 주말의 음주율 증가 등을 제시했다. 힘든 일을 겪는 사람은 "또다시 지옥 같은 날들이 시작된다"고 절망하게 된다. 이런 우울한 감정에 공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또한, 알코올은 뇌의 기능을 억제하기 때문에 술을 마신 사람은 충동적인 행동을 하기 쉬워진다. 더불어 알코올은 일시적으로 기분을 고조시키지만, 이후 기분 저하가 생기기 때문에 우울 증상이 악화되어 자살률을 높이는 데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주말이나 연말에 혼자 보내야 할 경우 그 외로움이 "삶의 허무함"을 강하게 느끼게 하여 월요일의 우울감을 증폭시키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우리 대부분은 월요일이나 설날과 같은 "새로운 시작의 날"에 죽고 싶을 정도의 고통을 쉽게 느끼는 것 같다. 연구팀은 이러한 데이터를 고려하여 자살 예방 계획을 세우거나, 인식 캠페인을 진행함으로써 조금이라도 세계에서 충동적인 자살을 줄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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