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나 직장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의 대부분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내 의견을 너무 강하게 주장해서 분위기가 얼어붙고, 관계가 어색해졌다"거나, "자신의 생각이나 한계를 전달하지 못해 오해를 받고,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부담이 늘어났다"와 같은 상황을 한 번쯤은 경험해 보셨을 것이다.
이처럼 적절한 자기주장을 하지 못함으로 인해 큰 스트레스와 불안을 겪고, 심지어 우울증이나 번아웃(소진) 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많다.
이집트 영국대학교(BUE)에 소속된 엘바라지 아마니사프와트 박사 연구팀은 이에 "적절한 자기주장 훈련을 통해 사람들의 스트레스, 불안, 우울 수준이 크게 개선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연구의 자세한 내용은 2024년 7월 5일 학술지 'Journal of Education and Health Promotion'에 게재되었다. 하지만 적절한 자기주장이란 과연 무엇일까? 우리는 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 자기주장 훈련이 스트레스와 불안을 줄여준다
자기주장이란, 개인이 사회에서 자신의 의견, 생각, 욕구 등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자기주장이 지나치게 강한 사람은 자신의 필요만을 우선시하여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자기주장이 약한 사람은 항상 타인의 필요를 먼저 고려하고 자신의 요구를 억누르며 스트레스와 좌절감, 억울함을 쌓아두는 경향이 있다.
또한 타인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한계를 넘어서거나 "자신은 가치가 없다"는 식의 자기 평가를 하락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균형 잡힌 자기주장 방법을 배우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 스트레스와 불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아마니사프와트 박사 연구팀은 100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자기주장 훈련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참가자들은 훈련을 받은 그룹과 그렇지 않은 대조군으로 나뉘었고, 훈련 그룹은 임상심리학자의 지도 아래 1주일에 1회, 90분간 10주 동안 자기주장 훈련을 받았다.
이 훈련은 감정 조절과 대인 관계 문제를 지원하는 심리 치료인 '변증법적 행동 치료(DBT)'를 기반으로 발전된 프로그램이다. 훈련을 통해 참가자들은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 대인관계 문제 해결 방법, 그리고 적절한 자기주장 방법 등을 배웠다. 그 후, 두 그룹의 자기주장 스킬과 스트레스, 불안 수준 간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이 연구에서는 'Rathus Assertiveness Schedule (RAS)'과 'Depression Anxiety Stress Scales-21 (DASS-21)'을 사용해 참가자들의 정신 건강과 자기주장 능력을 평가했다. 그 결과, 예상대로 10주간 자기주장 훈련을 받은 참가자들은 훈련을 받지 않은 그룹에 비해 스트레스, 불안, 우울 수준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훈련의 효과는 학생들이 직장 생활을 시작할 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가 된다. 또한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성인들도 적절한 자기주장 방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 적절한 자기주장을 위한 첫걸음
뉴욕에 거주하는 정신과 의사 마린 웨이는 연구팀에 속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적절한 자기주장을 위한 몇 가지 팁을 주었다. 특히 그동안 자기주장이 어려웠던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사항을 염두에 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웨이 박사는 "경계를 설정하고 '싫어'라고 말하는 것이 적절한 자기주장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할 수 없습니다', '사양합니다', '거절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무례하거나 차가운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어떻게 '싫어'라고 말하고 경계를 설정할 것인지 배우는 것은 스트레스와 불안을 줄일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자신에게도 이익이 된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경계를 설정하는 것이 좋을까? 먼저, 우리가 고려해야 할 경계는 감정, 정신, 물리적 경계뿐만 아니라 시간과 에너지라는 여러 매개변수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우리의 감정적 필요를 무시하거나 비판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느 정도까지 용인할 수 있는지를 미리 설정해야 한다.
또한 시간과 에너지의 경계를 확립하는 것은 만성적인 스트레스나 번아웃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전에 경계를 설정하고, 이를 넘는 요청이나 요구가 들어올 때는 분명히 거절해야 한다. 이것을 모호하게 처리하면 점점 더 '무리'가 쌓이게 될 것이다.
또한 자신의 신체와 마음에서 경계가 침해당했다는 신호를 인식해야 한다. 바쁜 사회생활 속에서 우리는 자주 자신의 경계가 무너지는 것을 깨닫지 못할 수 있다. 이때 신체적 반응이나 감정적 변화를 주목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상대방의 대응에 과도한 두통이나 메스꺼움, 우울감, 짜증 등의 반응이 나타난다면 이는 '나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즉시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고 상황을 조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경계를 세우는 데 불만을 표하는 사람이 누구였는지를 기억해야 한다. 우리의 경계를 존중해 주지 않는 사람들은 우리가 경계를 설정할 때 실망하거나 화를 낼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친구와 가족은 우리가 적절한 자기주장을 시도하는 것을 기꺼이 지지해 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신에게 진정으로 소중한 사람이 누구인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 자기주장은 한 번에 완성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을 염두에 두면 즉각적으로 자기주장이 쉬워질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적절한 자기주장을 배우고 실행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때로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주장을 위한 노력을 시작하는 것은 나 자신에 대한 중요한 투자다. 만약 지금 자기주장을 하지 못해 힘들어하고 있다면, 우선 "내 경계는 어디에 있는가?"를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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