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EALTH

무서운면 몸이 굳는 원인은 무엇일까?

by 아이디어박람회 2024. 10. 9.
반응형

 

 

낯선 사람이 당신을 괴롭히기 시작했다고 상상해보자.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맞서거나, 도움을 요청하거나, 필요하다면 물리적으로 자신을 방어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러한 순간에 말을 하거나 행동으로 자신을 보호하지 못하고 몸이 굳어버리는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몇 분이 지나 이성적인 사고가 돌아오면, '왜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을까?'라는 자책이 들기 쉽다. 이러한 무서우면 몸이 곧는 원인과 왜 일어나는 걸까?

 

'투쟁 또는 도피' 반응은 1915년 생리학자 월터 브래드포드 캐넌(Walter Bradford Cannon)이 처음 제안한 개념으로,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이 위협을 인식했을 때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두 가지 본능적 반응을 설명한다. 하지만 이에 덧붙여 세 번째 반응인 '얼어붙기' 반응이 있다. 이 반응은 불안이나 공포 상황에서 종종 나타난다고 한다.

 

얼어붙는 반응은 1970년대 심리학자 고든 G. 갤럽 주니어(Gordon G. Gallup Jr.)가 동물들이 포식자에 반응해 움직임을 멈추는 '강직성 무동증(tonic immobility)'을 공포 반응과 동일시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인간 역시 위험을 느낄 때 투쟁하거나 도망가는 대신 얼어붙는 반응을 보일 수 있다.

 

| 우리는 왜 얼어붙을까?

 

위협적인 상황에서 우리의 뇌는 즉각적인 반응을 시작한다. 두려움을 인지하는 뇌의 편도체가 시상하부에 신호를 보내면, 시상하부는 몸 전체에 스트레스 호르몬을 방출하도록 지시한다. 이로 인해 자율 신경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 반응을 보이는데, 바로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의 작용이다.

 

교감신경계는 '투쟁 또는 도피' 반응을 관장한다. 이 시스템이 활성화되면, 우리는 에너지가 분출되는 느낌을 받고 위협에 맞서거나 도망치게 된다. 반면, 부교감신경계는 몸을 진정시키고 회복시키는 역할을 하며, 위협을 감지했을 때 교감신경계보다 우세하게 작용하면 우리는 움직이지 않고 '얼어붙는'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 반응은 우리의 선택이 아니다. 뇌는 위협적인 상황에서 스스로 몸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을 취하기 전 잠시 멈추는 '일시정지 버튼'을 누른다. 청각이 더욱 예민해지고, 심장 박동과 호흡은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느려지며, 통증에 대한 감각도 둔해진다. 이는 뇌가 신체에 위험을 분석할 시간을 주는 본능적인 반응이다. 얼어붙는 반응은 빠른 시간 안에 발생한다. 우리는 이런 반응을 스스로 제어할 수 없으며, 이는 고의적인 선택이 아닌 뇌의 자동적인 방어 기제다.

 

이렇게 즉각적으로 이루어지는 행동은 우리의 논리적 사고와는 무관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이후 자책이나 당혹감이 찾아올 수 있지만, 이는 생존을 위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 얼어붙는 반응을 멈출 수 있을까?

 

이 반응을 완전히 의식적으로 멈추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지만, 이 반응을 줄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2024년, 튤레인 대학의 연구진은 쥐의 뇌에서 얼어붙는 반응을 도피 반응으로 전환하는 화학적 경로를 발견했다. 이 연구는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같은 트라우마로 인해 유발되는 얼어붙는 반응을 조절할 가능성을 제시하며, 이를 통해 인간의 공포 반응을 제어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얼어붙는 반응은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나 불안증을 겪은 사람들에게 더 자주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반응을 줄이기 위해서는 본능적인 공포 반응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야 할 필요가 있다. 투쟁, 도피, 얼어붙기는 항상 실제 위험에 의해 촉발되지 않는다.

 

때로는 상상 속에서의 스트레스 상황이나 걱정만으로도 이러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편도체는 이러한 상상 속 상황을 생명을 위협하는 것으로 인식하여, 자동으로 방어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자신이 얼어붙는 반응을 보였을 때 이를 개인적인 실패로 여기곤 한다. 그러나 이러한 반응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통해 몸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을 인식하고, 자신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얼어붙는 반응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반사적 반응이다. 이는 생존을 위한 본능적인 뇌의 방어 시스템에서 기인하며, 개인적인 의사 결정이나 실패와는 무관하다.

 

 

VIA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