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으로 인한 사망은 흔히 사용되지만, 실제로는 노령 자체보다는 노령과 관련된 질병이 주요 원인이다. 가장 오래 산 인물로 기록된 장 폼페니 드 라 메종의 사례를 통해 이를 살펴본다.

| 고령화 시대의 질병 관련 사망 원인 변화와 의료 진단 발전
프랑스의 장 폼페니 드 라 메종(Jeanne Calment)은 1997년에 122세의 나이로 사망하면서, 문서로 확인된 최장수 기록을 보유하게 되었다. 그녀의 사망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단순히 노령으로 인한 사망은 가능성이 낮다. 대부분의 사망 사례에서 "노령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표현은 실제 원인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했을 때 사용된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의과대학의 엘리자베스 젱 박사는 "노령 자체가 사망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수반되는 심장 마비, 감염,고혈압, 암과 같은 질병들이 주요 원인"이라 설명했다. 노령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되기보다는, 고령에 따라 발생하는 다양한 건강 문제가 사망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신체 기능의 저하로 인해 기존 질환이 악화되거나 새로운 질병에 취약해지기 때문에, 실제 사망 원인은 이러한 특정 질병들에 있다. 엘리자베스 젱 박사는 특히 폐렴과 같은 질병이 노인에게는 감염 징후가 뚜렷하지 않아 "노령"이라는 포괄적인 용어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노년기에는 면역력이 약해지고 여러 만성 질환을 동반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특정 질병의 증상이 일반적인 방식으로 나타나지 않아 정확한 원인 규명이 어려워진다. 예를 들어, 당뇨병 환자의 경우 폐렴에 걸리면 혈당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고, 치매 환자는 혼란이나 인지 기능 저하로 인해 감염 징후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랫동안 "노령"을 사망 원인으로 분류했으나, 2022년에 이를 "노화와 관련된 생물학적 능력 감소"로 변경했다. 이는 노령으로 인한 사망이 실제로는 특정 질병에 의한 것임을 명확히 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여전히 정보 부족이나 여러 동반 질환으로 인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 "노령"으로 기록되는 사례가 존재한다. 일본에서는 "로스이(rōsui)"라는 용어가 노령과 관련된 쇠퇴를 의미하며, 2021년 기준으로 세 번째 주요 사망 원인으로 기록되었다. 노인학자인 이구치 아키히사는 "여러 질병을 앓고 있지만, 나이가 많기 때문에 노령으로 사망했다고 기록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 일본 의사는 연간 사망 증명서의 절반 이상에 "로스이"를 기재한다고 전했다.
가족들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어려울 때 "노령"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곤 한다. 이는 심장병, 폐렴 등 실제 원인을 피하려는 심리적 요인도 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2022년에 사망하면서 공식 사망 원인으로 "노령"을 기재했으며, 실제 사망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노령"이라는 표현은 의료 기술과 진단 능력이 발전함에 따라 점차 구체적인 사망 원인으로 대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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