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한 중학교에서 부모가 자녀의 성적을 확인할 수 있는 앱의 사용을 일시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성적 공유 앱의 존재가 학생들에게 압박감으로 작용해 정신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에서도 다른 많은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진급을 위해 일정 성적을 유지해야 하지만, 성적에 대한 압박이 지나치게 커질 경우 학습을 오히려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부모와 성적을 공유하는 앱이 학생들에게 스트레스가 되고 있다
앱 사용을 일시적으로 제한하기로 결정한 학교는 네덜란드 중부의 도시 위트레흐트에 위치한 요르단 몬테소리 리세움 위트레흐트 중학교(JMLU 중학교)이다. 이 앱은 네덜란드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부모는 이를 통해 자녀가 학교에서 본 시험의 모든 성적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JMLU 중학교가 5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부모가 정기적으로 앱을 확인하는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강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모가 자녀의 성적을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경우 학생의 스트레스 레벨이 5단계 중 2.7인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는 2였다.
조사를 진행한 같은 학교의 교사 '스티인 유이텐보가르트'는 “좋은 성적을 거두어야 한다는 학생들의 압박감은 현대적 문제입니다”라고 언급했다. "제가 학생이었을 때는 연 4회 성적표가 나왔고, 필요할 때만 부모와 대화했습니다. 지금은 부모님들이 자녀의 시험 결과가 나올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푸시 알림을 받습니다. 자녀가 집에 돌아오면 부모와의 준비된 대화가 시작됩니다. 이는 충격적입니다."
성적 공유 앱 사용 금지가 호응을 얻어 연장되다
이 결과에 따라 JMLU 중학교는 앱 사용을 1개월 동안 중지할 것을 제안했고, 이는 학생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부모의 95%가 동의했으며, PTA는 이를 10주로 연장할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과도한 성적 중시는 생존에 필요한 기술 발달을 방해한다
JMLU 중학교의 교장 기트 루이셸더는 “성적에 대한 불안이 학생들이 살아가며 필요한 공감 능력과 유연성 같은 힘의 발달을 방해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부모가 학생의 어깨 너머로 지켜보는 것은 스트레스만 줄 뿐입니다. 우리는 항상 학생들에게 ‘실패할 권리가 있으며, 그것이 학습 방법이다’라고 가르칩니다.”
참고로 과도하게 성적을 중시하며 학생들에게 압박감을 주는 것에 대해 다른 학교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에서는 수학과 국어 성적이 하락하는 가운데, 교사 부족과 중퇴 학생 증가 문제가 더해져 학생들의 스트레스를 줄이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네덜란드 교육 제도의 문제점으로, 학생들이 실패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성적만이 중시되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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