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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에볼라 출혈열을 알약으로 감염된 원숭이 치료에 성공하다

by 아이디어박람회 2025.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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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출혈열은 치사율이 최대 90%에 이른다고 알려진 바이러스성 출혈열로, 그 위협적인 이름값만큼이나 치료법 개발이 쉽지 않았다. 아프리카 지역 곳곳에서 수많은 희생자가 나온 것이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 텍사스 대학교 연구팀이 “경구용 치료제”를 통해 에볼라 치료의 가능성을 열어젖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에볼라 출혈열을 알약으로 감염된 원숭이 치료에 성공하다

 

 

그 이름이 바로 ‘오벨데시비르(Obeldesivir)’. 말 그대로 알약 하나로도 에볼라를 억제할 수 있다는 말이다. 사실 기존 에볼라 치료법이라고 해 봐야, 정맥주사 형태의 항체치료나 항바이러스제를 쓰는 정도였다.

 

‘인마제브(Inmazeb)’, ‘mAb114’처럼 이름은 낯설지만 어느 정도 효과를 보여준 단일클론항체 치료법도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약들을 쓰려면 주사나 점적(점적 주사) 같은 고난도 투여 과정이 필요하고, 약도 냉장 보관 등 인프라가 갖춰진 곳이어야 한다. 말하자면, 에볼라가 한창 퍼지는 빈곤 지역이나 의료 시설이 열악한 곳에서는 제대로 투여하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거다.

 

그런 상황에서 등장한 게 ‘오벨데시비르’다. 본래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된 정맥주사형 렘데시비르(Remdesivir)를 경구약(알약 형태)으로 개량한 것이라고 한다.

 

텍사스 대학교 연구팀이 2025년 3월 14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연구 결과를 발표되었다.

 


알약으로 에볼라 출혈열을 막는다

 

에볼라 출혈열은 1976년에 처음 보고된 이후, 주로 아프리카 열대 지역에서 유행해왔다. 감염 초기엔 발열·권태감·근육통 정도로 시작하지만, 구토나 설사, 내출혈이 이어지고 결국 다발성 장기부전(멀티 오르간 페일리어)으로까지 이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유행 당시 치사율이 40%~90%라니, 정말 무서운 병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개발된 치료법은 일단 ‘주사 형태’가 기본이었다. 그러니 만약 감염이 빠르게 퍼지면,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웠고, 약을 적절히 운반·보관하기도 쉽지 않았다. 따라서 저렴하고, 휴대가 용이하며, 누구나 쉽게 복용할 수 있는 경구용 치료제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결국 연구팀은 이 오벨데시비르라는 신약을 원숭이(긴꼬리원숭이와 붉은원숭이)에 투여해 보며, 에볼라바이러스에 대한 효과를 살펴봤다. 24시간 전후로 약을 투여하기 시작해 10일간 꾸준히 먹였더니, 긴꼬리원숭이의 80%, 붉은원숭이의 100%가 살아남았다. 반면 치료를 받지 않은 3마리는 모두 사망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치료받은 원숭이들의 혈액에서는 바이러스 양이 급격히 줄고, 염증 반응도 완화되었다고 한다.

 

경구용 치료의 장점과 과제 알약 형태다 보니, 주사처럼 별도의 의료 인프라가 없어도 쓰기 쉬운 점이 가장 큰 이점일 것이다. 냉장 보관이나 전문 기기가 필요한 것도 아니니, 상황이 급박한 빈곤 지역이든 전쟁터든, 좀 더 빠르게 공급할 수 있다.

 

또한 환자가 많을수록, 의료진이 일일이 주사 놓는 것보다는 환자 스스로 복용하는 형태가 훨씬 효율적일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는 원숭이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일 뿐,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확언할 수는 없다.

 

그래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더 깊이 검증해야 한다. 부작용 문제나, 실제로 사람 몸에서 어떤 대사 과정을 거치는지도 꼼꼼히 살펴봐야한다.

 


에볼라 출혈열 정복할 수 있을까?

 

지금은 코로나19에 가려 관심이 덜해졌지만, 에볼라는 여전히 아프리카 여러 지역에서 산발적 발생을 일으키고 있다. 그런데 만약 이 약이 임상시험을 무사히 통과하고 실제 시판까지 이어진다면, 현장 배포가 상당히 쉬워질 뿐 아니라,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곳에서도 사람들을 살릴 기회가 늘어날 것이다.

 

매번 비행기로 항체 주사를 공수하고, 임시 진료소에서 간신히 조제·투여하던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신약이 나오면 언제나 따라붙는 문제인 가격, 특허, 생산량, 특정 기업의 독점 여부 이런 복잡한 이슈가 남아 있지만 적어도 “에볼라를 정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희망은 점점 커지고 있다.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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