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 감퇴 막는 음식? 와사비가 기억력을 되살린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몸 여기저기서 신호를 보낸다. 계단을 오를 때마다 무릎이 찌릿거리고, 멀쩡히 손에 들고 있던 휴대폰을 애타게 찾는 일도 잦아진다. 특히 65세를 넘기면 친구의 이름이 바로 떠오르지 않거나, 아는 얼굴인데 누구였더라 하며 당황하는 일이 늘어난다.

 

 

 

이럴 때면 ‘내 뇌가 정말 늙긴 늙었나보다’ 하고 기억력 감퇴로 인한 상실감에 씁쓸해지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이런 고민을 ‘와사비’가 해결해줄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2023년, 일본 도호쿠 대학 연구진은 꾸준히 와사비를 섭취하면 60세 이상 고령자의 기억력이 크게 향상된다는 것인데, 

와사비를 꾸준히 먹은 고령자들은 단기 기억과 장기 기억 모두에서 뚜렷한 개선이 있었고, 특히 얼굴과 이름을 연결하는 능력에서 눈에 띄는 향상을 보였다고 한다.

 

이 연구는 "Nutrients"에 2023년 10월 30일 자로 실렸다.

 

---

나이가 들면 왜 기억력 감퇴할까?

 

사실 뇌의 노화는 누구도 피할 수 없다. 젊을 때 아무렇지 않게 기억했던 사소한 것들도 나이가 들면 어느 순간 가물가물해진다. 자주 만나던 친구 이름이 갑자기 입가에서 맴돌 뿐 떠오르지 않거나, 방금 손에 들고 있던 지갑이나 스마트폰을 찾느라 몇 분씩 헤매는 경우도 흔하다.

 

이런 일들이 반복될수록 내 뇌의 기능이 쇠퇴하는 건 아닌지 두렵기 마련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음식이나 영양제를 통해 기억력 감퇴를 예방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졌다.

 

실제로 향신료나 허브가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하며,마늘이나 생강을 꾸준히 먹으면 고령자의 인지 기능이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도호쿠 대학 연구팀은 와사비도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지 검증해보았다.

 

와사비는 코끝을 찌르는 매운맛과 향이 특징이다. 주로 초밥이나 회를 먹을 때 사용된다. 와사비는 매운 맛 때문에 흔히 맛의 역할만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강력한 항균 효과를 가지고 있어, 상하기 쉬운 음식과 궁합이 좋다. 게다가 와사비에는 '6-MSITC'이라는 성분이 함유돼 있다.

 

이 '6-MSITC'은 염증을 억제하고, 세포가 산화되는 것을 막아주는 항산화 효과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뇌의 노화는 주로 염증 반응과 산화 스트레스 때문에 진행되는 것으로 밝혀져 있어서, 와사비의 이 '6-MSITC' 성분이 뇌 건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추측됐다.

 

이번 연구에서는 도호쿠 대학이 위치한 미야기현 센다이시에서 모집한 60~80세 성인 72명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은 평균 나이 65세였고, 당뇨병이나 심장병, 정신 질환 등의 병력이 없으며, 과도한 음주나 흡연 습관도 없는 건강한 사람들이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한 그룹에게는 와사비 추출물이 들어있는 알약('6-MSITC' 0.8mg)을, 다른 그룹에는 아무 효과가 없는 위약(플라시보)을 12주 동안 매일 잠자기 전에 먹게 했다. 그리고 12주 후 기억력과 인지 기능을 다시 검사했다.

 

그 결과, 와사비 추출물을 먹은 그룹에서는 단기 기억과 장기 기억에서 모두 큰 개선이 나타났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가장 어려워지는 '얼굴과 이름을 연결하는 능력'에서 뚜렷한 향상이 보였다. 하지만 실행 기능이나 처리 속도와 같은 다른 인지 기능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 위약을 복용한 그룹에서는 어떤 변화도 나타나지 않았다.

 

---

와사비를 섭취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무언가 깜빡깜빡하는 일이 많아졌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라면, 오늘 저녁 식사부터 와사비를 조금 더 곁들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지 모른다. 그러나 기억력 개선에 효과적인 성분인 '6-MSITC'은 튜브형 와사비보다는 직접 갈아 먹는 생와사비에 가장 풍부하게 들어있다. 시중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튜브형 와사비는 첨가물이 섞여 있어, '6-MSITC' 섭취가 어렵다고 한다.

 

REFER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