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체 수면 건강에 좋을까?

충분한 잠을 자는 게 건강에 좋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흔히 알려진 방법, 예를 들면 따뜻한 우유를 마시거나, 스마트폰을 멀리하는 것 같은 이런 방법들로는 숙면을 취하기 힘들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이럴 때 한 번쯤 시도해 볼 만한 색다른 방법이 하나 있다. 바로 '나체 수면'이다.

 

 

 

조금 민망할 수도 있지만, 필자를 포함하여, 필자 주변 꽤 많은 지인들 중 옷을 하나도 입지 않고 자는 게 더 편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과연 이게 정말 건강에도 좋을까?

 

2022년 클리블랜드 클리닉(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의료 기관)을 통해 행동 수면장애 전문가 '미셸 드럽' 박사는 알몸으로 자는 것이 어떤 이점이 있는지 몇 가지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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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체 수면이 주는 장점들

 

우선, 평소 몸에 열이 많은 사람들은 옷을 벗고 자는 것 자체가 체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옷을 입고 잠자리에 들면 몸에 열이 갇혀서 쉽게 잠들기 어려울 수 있고, 설령 잠이 들더라도 밤중에 더워져 중간에 깨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나체로 자면 피부가 자연스럽게 열을 내보내면서 적당한 체온이 유지돼, 더 깊고 질 좋은 잠을 잘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장점도 있다. 평소 곰팡이 감염(칸디다성 질염)이나 정자 수 감소 때문에 고민이 많은 사람이라면, 밤에 속옷까지 꽉 끼게 입고 자는 습관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타구니는 몸에서도 특히 습기와 열이 잘 차는 부위인데, 꽉 달라붙는 속옷은 이 부위를 더욱 덥고 습하게 만들어서 곰팡이균이 좋아하는 완벽한 환경을 만들어준다.

 

이럴 땐 제일 간단한 해결책이 그냥 속옷 없이 자는 거다. 2018년에 남성 656명을 대상으로 속옷 선택에 관한 조사를 "Healthline"에서 진행하였는데, 꽉 끼는 속옷을 입는 남성의 정자 수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낮게 나왔다고 한다. 반대로 말하면, 속옷을 좀 헐렁하게 입거나 아예 입지 않는 게 정자 건강을 위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건 개인의 선호 문제일 수 있다. 미셸 드럽 박사도 이렇게 말했다. "알몸으로 자는 것이 기분 좋을 수는 있지만, 건강에 확실히 이롭다거나 확실히 해롭다는 명백한 증거는 아직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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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몸으로 잘 때 주의할 점

 

그래도 한번쯤 나체 수면을 시도해 보고 싶다면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알몸으로 잘 때 특히 방 온도에 신경을 써야 한다. 너무 추운 방에선 몸이 움츠러들어 숙면이 어렵기 때문이다. 보통 숙면을 위한 방 온도를 섭씨 15 ~ 21도 정도로 추천하는데,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온도를 찾아보는 게 좋다.

 

추위를 잘 타지만 알몸 수면을 시도해 보고 싶다면 잠들기 1~2시간 전에 따뜻한 물로 샤워나 목욕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따뜻한 물이 체온 조절을 도와주기 때문이다. 또 손발이 쉽게 차가워지는 사람이라면 양말 정도는 신고 자는 게 좋다.

 

밤중에 몸의 중심 체온이 떨어지면 혈액이 손발로 몰려들기 때문에 손발이 따뜻한 상태로 유지돼야 숙면을 취하기 편하다.

 

다만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옷을 안 입고 자면 몸에서 나오는 땀과 기름기가 그대로 침대 시트에 닿게 된다는 것이다. 시트를 좀 더 자주 빨아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이 침대 위에서 축제를 벌이게 될 수도 있다. 물론 이런 모든 점들을 감안하더라도 알몸으로 자는 것이 당신에게 더 편안하다면, 굳이 마다할 필요는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당신이 편안하게 잠을 자고,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잠이란 건 사람마다 워낙 다르고 복잡해서 딱 떨어지는 정답이 없다. 하지만 적어도 편안한 상태로 잠들 수 있다면, 옷을 입었든 벗었든 그건 큰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잠이 오지 않을 땐 이런 방법이라도 써보는 게, 아무것도 안 해보고 밤새 뒤척이는 것보단 확실히 낫지 않을까? 한 번쯤 도전해 보는 것도 재밌는 경험이 될 것이다.

 

REFER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