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목욕은 말 그대로 차가운 얼음물 욕조에 들어가는 방식이다. 말만 들어도 벌써 소름 끼치고 추운 느낌이 들지만, 이 얼음 목욕이 피로 회복에 좋다고 하는데, 대체 찬물에 몸을 담그는 게 무슨 효과가 있다는 걸까?
얼음 목욕은 대개 섭씨 10~15도 정도의 차가운 물에 10~20분가량 몸을 담그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생각만으로도 얼어붙을 것 같은 이 방법은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선수들이나 병사들이 회복을 위해 사용하던 전통적인 치료법 중 하나였다고 한다. 하지만 현대 과학의 관점에서 봤을 때 정말 효과가 있는 걸까?
호주 남호주대학의 운동과학자인 헌터 베넷(Hunter Bennett) 박사 연구진은 과거 발표된 여러 편의 과학 논문을 조사 및 검증했다. 그 결과, 분명히 효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지만 좋기만 한 건 아니었다. 효과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도 발견하였다.
얼음 목욕은 격렬한 운동 직후에 할 때 가장 효과가 크다
특히 고강도의 운동이나 시합 직후 차가운 물에 몸을 담그면, 운동 때문에 생긴 염증이나 근육 부기가 빠르게 완화된다. 실제로 찬물에 들어가면, 운동 후 쌓인 젖산 같은 피로 물질이 빨리 제거돼서 회복이 빨라진다는 게 베넷 박사 연구팀의 설명이다. 그래서 매일같이 격렬한 운동을 반복하는 운동선수나, 짧은 시간에 여러 경기를 치러야 하는 스포츠 선수에게 얼음 목욕은 확실히 유용한 방법일 수 있다.
하지만 항상 좋은 것만 있는 건 아니다. 근력이나 근육량 증가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 매일 얼음 목욕을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운동 후 근육에 나타나는 염증은 사실 몸이 더 강해지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다. 이런 자연스러운 염증 반응까지 너무 자주 억제해 버리면, 근육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마라톤이나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 후에는 이런 부정적인 영향이 거의 없기 때문에 비교적 자유롭게 얼음 목욕을 활용해도 큰 문제는 없다고 한다. 그런데 얼음 목욕의 효과는 신체적인 부분에만 국한된 게 아니었다. 정신 건강이나 면역력에도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정신 건강 향상·면역 기능 강화 효과도?
베넷 박사 연구팀이 과거의 관련 논문 11편을 분석해보니, 정기적으로 차가운 물에 몸을 담그는 사람들이 스트레스가 덜했고, 숙면을 취하는 데도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또 감기나 독감 같은 질병에 걸리는 빈도가 낮아질 가능성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부족해서 좀 더 확실한 결론을 내리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의견이다.
얼음 목욕이 ‘독’이 될 수도! 몇 가지 주의점
물론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해도 극단적으로 사용하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얼음 목욕 역시 주의해야 할 점들이 몇 가지 있다.
예를 들어, 갑작스럽게 찬물에 몸을 담글 경우 피부가 급속히 차가워지면서 '콜드 쇼크(Cold Shock)'가 발생할 수 있다. 이때 호흡이 가빠지거나 혈압이 급격히 오르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한 경우 심장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하니 주의해야 한다.
또 30분 이상 오래 얼음 목욕에 머물면 ‘저체온증’이라는 위험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게다가 위에서 말했듯이, 근육 성장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지나친 얼음 목욕 사용이 오히려 근육 성장에 방해가 될 수 있음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이런 여러 가지 연구 결과를 종합한 베넷 박사는 얼음 목욕을 안전하고 현명하게 활용할 수 있는 다섯 가지 팁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얼음 목욕을 안전하게 활용하기 위한 5가지 포인트
첫째, 절대 너무 차갑게 만들 필요가 없다. 대개 섭씨 10~15도 정도면 충분하다. 참고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 얼음물에 들어간 기록은 무려 2시간 30분이라고 하니, 평범한 사람이라면 절대 따라 하지 않는 게 좋다.
둘째, 너무 오래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 10~20분이면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초보자는 처음부터 욕심내지 말고 3~5분 정도씩 나눠서 들어가 총 10분 정도만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셋째, 절대 찬물에 갑자기 뛰어들지 말자. 몸이 찬물의 스트레스에 가장 강하게 반응하는 시간은 처음 들어갔을 때 30초 정도다. 따라서 천천히 몸을 담그면서 서서히 적응시키는 게 좋다. 얼굴이나 상체까지 담그는 건 몸이 충분히 적응한 뒤에 해야 한다.
넷째, 얼음 목욕을 할 때는 자신의 몸 상태를 꼼꼼히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찬물에 몸이 떨리는 건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만약 어지럽거나 손발이 저리고 감각이 둔해지는 이상 증상이 있다면 즉시 중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얼음 목욕은 반드시 목적에 맞게 전략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근육 성장이 목표라면 매일같이 하는 것은 피하고, 중요한 경기나 시합 직후 등 꼭 필요한 순간에만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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