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상적으로 즐기는 바나나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이야기 한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과학자들은 바나나가 특정 곰팡이 병원균에 의해 멸종될 위험에 처해 있다고 밝히며, 바나나의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상황이 정말로 그렇게 심각한 것일까?
| 바나나의 현재 위협, '파나마병'
현재 바나나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은 '파나마병(Panama Disease)'으로 알려진 바나나 시들음병이다. 이 병은 Fusarium oxysporum f.sp. cubense (Foc) 열대 4형(TR4)이라는 곰팡이 균주에 의해 발생하며, 바나나 식물의 뿌리를 통해 침투하여 식물의 관다발계를 손상시킨다. 이로 인해 식물은 물과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시들어 죽게 된다.
그러나 바나나가 이와 같은 위기에 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50년대에도 비슷한 위기가 있었다. 당시 세계 시장을 지배했던 '그로스 미셸(Gros Michel)'이라는 바나나 품종이 파나마병에 의해 거의 멸종되었다. 그로스 미셸을 대신해 오늘날 우리가 즐기는 '카벤디시(Cavendish)' 품종이 등장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제 카벤디시 품종도 TR4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절망적인 것은 아니다. TR4가 1950년대에 그로스 미셸을 멸종시킨 병원균과는 다른 계통에서 진화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진은 TR4의 독성과 관련된 특정 유전자를 파악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를 통해 병의 확산을 통제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들이 모색되고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유전자를 제거하면 곰팡이의 독성이 크게 감소한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또한, 농업에서 단일 품종 재배에 의존하는 구조를 바꾸는 것이 바나나를 보호하는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다양한 바나나 품종을 재배하면 병원균의 확산을 억제하고, 보다 지속 가능한 농업이 가능해질 것이다. 연구자들은 TR4에 저항성을 가진 새로운 바나나 품종을 개발하거나 식별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직 바나나의 미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과학자들의 연구와 농업의 변화를 통해 바나나를 지킬 수 있는 방법들이 모색되고 있다. 우리가 좋아하는 바나나를 계속 즐길 수 있는 날이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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