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로 인해 전 세계의 빙하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최근 전 세계의 연구자들이 모여 '글로벌 빙하 사망자 명단(Global Glacier Casualty List)'을 설립한 것도 이와 같은 배경에서다. 이 명단은 기후 변화로 인해 소멸된 빙하들을 기록하고, 앞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빙하들을 관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프로젝트는 2018년 아이슬란드에서 열린 세계 최초의 빙하 장례식을 참고하여 시작되었다. 당시 Okjökull 빙하가 사라지자 이를 기념하는 장례식이 열렸고, 자연 환경의 변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하였다.
그 이후 많은 빙하학자들이 각국에서 사라진 빙하들을 집계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2023년 연구에 따르면 뉴질랜드에서는 264개의 빙하가 녹아내렸고, 중국에서는 지난 몇십 년간 8,300개 이상의 빙하가 사라졌다고 한다.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25년을 '국제 빙하 보호의 해'로 지정한 유엔의 결정을 앞두고, 2024년 8월 17일 아이슬란드의 레이캬비크 근처에 세계 최초의 빙하 묘지가 공개될 예정이다.
이 묘지에는 얼음 조각가 Ottó Magnússon이 빙하를 소재로 만든 15개의 비석이 세워질 예정이다. 각 비석에는 사라진 빙하의 이름이 새겨지며, 비석이 천천히 녹아내리는 과정은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보여줄 것이다. 빙하가 녹으면 해수면이 상승하여 해안 지역과 저지대, 섬 국가에 큰 위협을 가하며, 홍수와 침식의 위험도 증가한다. 또한, 빙하가 사라지면 해당 지역의 생태계, 경제, 사회, 문화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변화는 북반구뿐만 아니라 남극, 남아메리카의 안데스 산맥, 심지어는 인도네시아의 적도 빙하까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안데스 산맥의 빙하는 지난 11,700년 중 가장 작은 규모로 축소되었으며, 이는 지구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다. 이제는 지구 온난화를 억제하고, 빙하를 보존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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