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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알을 삶으면 '투명한 삶은 달걀'이 된다?

by 아이디어박람회 2025.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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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달걀이라면 대부분 닭이나 메추라기의 알을 떠올리게 된다. 이들 달걀은 삶으면 반투명한 흰자가 응고되면서 하얗게 변해 우리가 익숙한 ‘삶은 달걀’이 된다. 그런데 같은 조류인 펭귄알을 삶으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펭귄알은 흰자가 응고되더라도 반투명한 상태를 유지해, 안에 있는 선명한 노른자가 비치는 ‘투명한 삶은 달걀’로 변한다. 어째서 같은 새의 알인데 이렇게 다를까? 그리고 과연 그 맛은 어떤지 알아보자.

 

펭귄알, 먹을 수 있을까?

 

“세계적으로 18종의 펭귄이 알려져 있으며, 이 중 몇몇 종의 알은 식용으로 쓰인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설명하는 사람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스콧 극지연구소(University of Cambridge, SPRI)의 로버트 헤드랜드(Robert Headland) 박사다.

 

그는 1977년부터 남극에서 연구를 이어오며 극지 생태계를 깊이 탐구해 온 전문가다. 헤드랜드 박사는 과거 남극 탐험 시절, 펭귄의 고기가 괴혈병 예방에 효과적이었고, 펭귄 알은 탐험대의 중요한 영양 공급원이 되었다고 전한다. 특히 남극 지역에 서식하는 젠투펭귄(학명: Pygoscelis papua)의 알이 요리 재료로 자주 사용되었다고 한다.

 

젠투펭귄의 알이 주로 쓰였던 이유는 황제펭귄처럼 한 번에 한 알만 낳는 것이 아니라, 산란기가 길고 여러 개의 알을 낳기 때문이라고 한다. 펭귄 알은 닭알에 비해 크기가 크지만, 외형적인 차이는 크지 않다. 그러나 뜨거운 물에 삶으면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

 

삶은 달걀이 반투명한 이유

 

펭귄 알은 약 10분 정도 삶아야 속까지 완전히 익는다. 껍데기는 닭알보다 훨씬 두껍고 단단하기 때문에 껍질을 까는 데 약간의 주의가 필요하다. 껍질을 벗기고 나면 녹색빛을 띤 반투명한 흰자가 나타난다. 마치 젤라틴으로 만든 것처럼 보이며, 그 속의 선명한 오렌지색 노른자가 그대로 드러난다. 이 현상은 흰자에 포함된 단백질 구조 때문이라고 한다.

 

닭알의 흰자는 주로 ‘오보알부민(OVA)’이라는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다. 가열하면 오보알부민이 응고되면서 흰자가 하얗게 변하는 것이다. 하지만 펭귄 알의 흰자에는 ‘페날부민(penalbumin)’이라는 단백질이 다량 포함되어 있다. 페날부민은 남극과 같은 극한 환경에서 얼음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는 ‘불동결 단백질(Antifreeze Protein, AFP)’의 일종이다.

 

이 단백질이 높은 비율로 포함되어 있어, 펭귄 알의 흰자는 응고되더라도 반투명한 상태를 유지한다. 펭귄알의 흰자는 약 30%의 오보알부민과 25%의 페날부민을 포함하고 있는 반면, 닭알의 흰자에서 페날부민은 0.01% 이하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펭귄 알은 스크램블 에그나 오믈렛으로 만들면 닭알과 비슷한 모양새가 되지만, 삶으면  ‘반투명 삶은 달걀’로 완성된다.

 

펭귄알의 맛은 어떨까?

 

펭귄 알은 삶으면 먹을 수는 있지만, 맛은 닭알과 비교할 수 없다고 한다. 헤드랜드 박사는 "펭귄이 크릴을 주식으로 삼기 때문에 맛이 상당히 비릿하다"고 설명한다. 비린내를 줄이기 위해 식초에 절이기도 하지만, 맛과 식감 모두 닭알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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