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취리히 공과대학교(ETH Zurich)의 기후 과학자들이 지구 상공에 다이아몬드를 뿌리는 방식으로 온난화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이아몬드 실드를 형성해 지구를 식힐 수 있다는데, 연구의 상세 내용은 2024년 10월 7일자 과학 저널 "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게재되었다.
태양광을 반사해 지구를 식히는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SAI)’이란?
온난화는 지난 수십 년간 위기 수준에 도달했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섬 침수, 이상 기후로 인한 재난, 가뭄으로 인한 식량 부족, 생태계의 균형 붕괴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온난화를 억제하는 것이 인류의 긴급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현재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이 주된 해결 방안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다른 지구온난화 해결책 접근 방식으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SAI: Stratospheric Aerosol Injection)’이다. 이는 지상 10~50km 사이의 성층권에 에어로졸 입자를 뿌려 태양광을 반사시켜 지표에 도달하는 햇빛의 양을 줄이는 방식이다.
다이아몬드를 뿌려 지구를 식히다
연구팀은 에어로졸 물질로써 가장 적합한 대안을 찾기 위해 이산화황, 방해석, 알루미늄, 다이아몬드, 탄화규소, 아나타제, 루틸(두 종류의 이산화티타늄) 등 7종의 물질을 성층권에 살포하는 기후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태양광 반사율이 가장 높고 지구 환경에 미치는 부작용이 가장 적은 물질로 다이아몬드 입자가 선정되었다.
다이아몬드 입자는 다른 화합물과 반응하지 않는 안정성을 가지며, 오존층 파괴나 산성비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지구 환경에 영향을 덜 미친다. 또한, 다이아몬드 입자는 서로 응집되지 않아 성층권에서 오랜 시간 균일하게 퍼져 태양광을 반사하며 지구 온도를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
구체적으로, 직경 약 150나노미터의 다이아몬드 입자를 매년 500만 톤씩 뿌리면 지구의 평균 기온을 약 1.6°C 낮출 수 있다고 한다.
최대의 난제는 ‘비용’
하지만 다이아몬드를 뿌리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다이아몬드 입자 1메가톤(100만 톤)당 약 60만 달러(약 9억 원)가 소요되며, 이를 매년 500만 톤씩 뿌릴 경우 연간 약 300만 달러(약 450억 원)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를 여러 해 지속해야 하므로, 총 비용은 조 단위에 이를 것이다.
연구를 이끈 산드로 바티오니(Sandro Vattioni)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구 온난화 해결 방안으로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SAI)이 얼마나 실현 가능성이 낮은지를 보여주는 결과”라며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감축이 최우선 과제”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온난화가 멈추지 않을 경우, 다이아몬드 입자를 살포하는 방안이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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