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홋카이도 하코다테에 있는 ‘이카나테이 다비지(一花亭たびじ)’라는 식당을 찾아가면, 놀라운 광경을 마주하게 된다고 한다. 메뉴 이름부터 심상치 않은 ‘활오징어 춤추는 덮밥(活いかの踊り丼)’, 말 그대로 간장 한 방울을 뿌리면 이미 죽은 오징어가 꿈틀거리며 ‘춤’을 추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저 오징어가 아직 살아 있는 거 아니야?” 하는 의구심이 들 수 있겠지만, 사실 머리와 몸통이 이미 분리되어 뇌 기능은 완전히 멈춘 상태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장을 뿌린 순간, 오징어 다리가 갑자기 퍼덕거리기 시작한다니, 깜짝 놀랄 수밖에 없다.
이 식당은 수조에서 헤엄치던 오징어를 주문 즉시 잡아 올려 단 1분 만에 ‘덮밥’으로 만들어낸다. 일단 손님이 주문을 하면, 셰프가 재빠른 손놀림으로 오징어의 머리와 몸통을 분리하고, 몸통을 이카소멘(오징어 소면)처럼 얇게 썬 뒤 초밥 위에 올린다. 그리고 남은 머리 부분(다리가 달린 쪽)을 통째로 덮밥 위에 얹으면, ‘춤추는 덮밥’이 완성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미 숨이 끊긴 오징어가 어떻게 갑자기 몸부림치듯 움직일 수 있을까. 이는 어디까지나 ‘신경과 근육의 반사 작용’ 덕분이다.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오징어의 근육 세포 안에는 ‘ATP(아데노신 삼인산)’라는 에너지가 아직 남아 있다.
이 상태에서 간장에 포함된 소금(나트륨 이온)이 오징어 다리에 닿으면, 세포막에 순간적인 전기 자극이 발생한다. 평소라면 음(-)의 전위를 띠는 세포 안쪽이 나트륨 이온의 유입으로 플러스(+) 전위로 바뀌고, 그로 인해 ‘칼슘 채널’이라는 통로가 열리면서 근육이 반사적으로 수축한다. 그 결과, 이미 뇌가 작동을 멈췄어도 다리가 저절로 퍼덕퍼덕 움직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다리가 신나게 ‘춤’을 추는 장면은, 시간이 조금만 흘러 오징어 근육 안의 ATP가 소진되고 나면 더는 볼 수 없다. 그래서 이 메뉴가 가능하려면 정말 방금 전까지 살아 있던 오징어, 그것도 최대한 신선한 재료가 필수다. 오직 순식간에 잡아서 바로 손질했을 때만 볼 수 있는, 일종의 ‘극강 신선도 쇼’라고나 할까.
'INSPIR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국 비스턴 마을, 매달 2일마다 의문의 바나나 접시 등장…범인은 누구일까? (0) | 2025.01.14 |
---|---|
능숙하게 연날리기하는 원숭이? (0) | 2025.01.13 |
직원들의 경영자 복종 강요 영상 논란, 중국 기업 문화의 어두운 면 (0) | 2025.01.11 |
전봇대 꼭대기에 올라간 고양이 어쩌다 올라갔을까? (0) | 2025.01.08 |
만취한 남성이 전봇대에 올라 전선 위에서 눕다? (0) | 2025.0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