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NSPIRING

일본 홋카이도 하코다테에 있는 춤추는 활오징어 덮밥

by 아이디어박람회 2025. 1. 13.
반응형

일본 홋카이도 하코다테에 있는 ‘이카나테이 다비지(一花亭たびじ)’라는 식당을 찾아가면, 놀라운 광경을 마주하게 된다고 한다. 메뉴 이름부터 심상치 않은 ‘활오징어 춤추는 덮밥(活いかの踊り丼)’, 말 그대로 간장 한 방울을 뿌리면 이미 죽은 오징어가 꿈틀거리며 ‘춤’을 추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저 오징어가 아직 살아 있는 거 아니야?” 하는 의구심이 들 수 있겠지만, 사실 머리와 몸통이 이미 분리되어 뇌 기능은 완전히 멈춘 상태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장을 뿌린 순간, 오징어 다리가 갑자기 퍼덕거리기 시작한다니, 깜짝 놀랄 수밖에 없다.

 

 

 

이 식당은 수조에서 헤엄치던 오징어를 주문 즉시 잡아 올려 단 1분 만에 ‘덮밥’으로 만들어낸다. 일단 손님이 주문을 하면, 셰프가 재빠른 손놀림으로 오징어의 머리와 몸통을 분리하고, 몸통을 이카소멘(오징어 소면)처럼 얇게 썬 뒤 초밥 위에 올린다. 그리고 남은 머리 부분(다리가 달린 쪽)을 통째로 덮밥 위에 얹으면, ‘춤추는 덮밥’이 완성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미 숨이 끊긴 오징어가 어떻게 갑자기 몸부림치듯 움직일 수 있을까. 이는 어디까지나 ‘신경과 근육의 반사 작용’ 덕분이다.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오징어의 근육 세포 안에는 ‘ATP(아데노신 삼인산)’라는 에너지가 아직 남아 있다.

 

이 상태에서 간장에 포함된 소금(나트륨 이온)이 오징어 다리에 닿으면, 세포막에 순간적인 전기 자극이 발생한다. 평소라면 음(-)의 전위를 띠는 세포 안쪽이 나트륨 이온의 유입으로 플러스(+) 전위로 바뀌고, 그로 인해 ‘칼슘 채널’이라는 통로가 열리면서 근육이 반사적으로 수축한다. 그 결과, 이미 뇌가 작동을 멈췄어도 다리가 저절로 퍼덕퍼덕 움직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다리가 신나게 ‘춤’을 추는 장면은, 시간이 조금만 흘러 오징어 근육 안의 ATP가 소진되고 나면 더는 볼 수 없다. 그래서 이 메뉴가 가능하려면 정말 방금 전까지 살아 있던 오징어, 그것도 최대한 신선한 재료가 필수다. 오직 순식간에 잡아서 바로 손질했을 때만 볼 수 있는, 일종의 ‘극강 신선도 쇼’라고나 할까.

 

VIA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