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로마 제국의 판도에 있었던 지역에서는 2,00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수많은 유적이 남아 있다. 특히 본고장 이탈리아, 로마 근교는 땅을 파면 유적이 나온다고 할 정도로 유적이 가까운 지역이다.
로마의 남동쪽에 위치한 프라토키에라는 도시에는 유리 바닥을 통해 지하의 유적을 관람할 수 있는 맥도날드가 있다. 유적만 있는 것도 모자라, 2,000년 전부터 그곳에 누워 있는 세 구의 사람 뼈까지도 볼 수 있는 희귀한 패스트푸드점이다.
| 맥도날드 지하에 고대 로마의 유적이
2014년에 오픈한 이 매장은 건설 중에 지하에서 유적이 발견되어, 유적 위에 유리 바닥을 만들어 매장 안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당시 맥도날드 사도 이 유적 발굴에 협력하여 30만 유로(현재 환율로 약 4억 8,300만 원)의 자금을 기부했다. 세상에 드문, 유적과 해골을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 박물관'을 실현한 것다.
매장 뒤쪽에는 지하로 이어지는 입구가 있어 실제로 유적에 내려가 길 위를 걸으며 관람할 수 있다. 정면에서 왼쪽 안쪽의 검은 펜스 너머가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다.
| 아피아 가도로 이어지는 고대 로마의 길
그렇다면 이 유적이 도대체 어떤 것일까? 잘 포장된 로마 시대의 도로, 즉 '로마 가도'의 일부다. 세계사 수업을 들은 사람이라면 '아피아 가도'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피우스 클라우디우스라는 감찰관의 발안으로 건설된 가도로, 로마에서 남동쪽으로 뻗어나가는 고대의 간선도로다.
흔히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고 하는데, 고대 로마는 가도가 발달한 제국이었다. 간선만 해도 375개 노선, 약 8만 km에 달하는 가도가 정비되어 있었다. 지선까지 포함하면 총 연장은 15만 km에 달했다고도 하며, 그중에서도 아피아 가도는 로마에서 아드리아해까지 약 580km에 걸쳐 이어져 '레지나 비아리움(가도의 여왕)'이라 불릴 정도로 중시된 요로였다.
| 현대에도 현역 도로로 남아 있는 아피아 가도
길 양쪽에는 사이프러스나 소나무 등의 가로수가 심어져 있다. 그리고 이 맥도날드 지하에서 발견된 가도는 아피아 가도로 이어지는 지선이었다고 한다. 로마의 고고학 감독관 알폰시나 루소 씨는 이렇게 말한다. "이 도로는 아피아 가도와 취락, 혹은 부유한 귀족의 별장이나 황제의 영지를 연결하는 지선이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남아 있는 것은 이 부분뿐이며, 다른 부분은 이미 파괴되었습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봐도 매우 중요한 유적입니다." 발견된 가도의 폭은 약 2m, 길이는 약 45m다.
관람 코스에서는 계속 앞으로 이어지는 것처럼 전시되어 있다.
| 가도 주변은 묘지이기도 했다
가도가 만들어진 것은 기원 2세기경이지만, 3세기에는 이미 사용되지 않게 된 것 같다. 발굴에 참여한 고고학자 파멜라 체리노에 따르면, 사람 뼈는 세 구 모두 남성이며, 최고령자는 35~40세라고 한다. 3세기에 가도 옆에 매장되어 가도가 사용되지 않게 되면서 그들과 함께 지하에서 잠들어 있었던 것 같다.
로마 제국에서는 성벽 안에서 사자를 매장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다. 그 때문에 사자는 신분에 관계없이 가도 주변에 매장되는 경우가 많았다. 부유한 사람들은 호화로운 묘소를 지었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이렇게 길가에 매장되었던 것 같다. 이 맥도날드까지는 로마 시내에서 전철로 20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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