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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EOLOGY

고대 마야인들에게 깨진 거울은 다른 세계로 가는 길이었다

by 아이디어박람회 2024.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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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이 깨지는 것은 불길한 일이 일어날 징조로 여겨져 왔다. 서양에서는 거울을 깨면 7년간 불운이 따른다는 미신이 있지만, 거울에 비친 모습에 신비로운 힘이 깃든다는 믿음은 고대 그리스나 고대 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한편, 고대 마야인들은 깨진 거울에 대해 조금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기원전 1000년까지 멕시코 남부에서 온두라스 서부에 걸친 도시에서는 금이 간 거울을 화장 도구가 아닌 초자연적 존재와의 소통 수단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거울이 깨지면 이세계와 현실 세계를 잇는 길이 생긴다고 믿었던 것이다.

 

| 고대 마야인의 마술, 거울을 통한 초자연적 체험

 

고대 마야의 거울은 유리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광택이 나는 철광석 조각을 슬레이트나 나무 위에 모자이크처럼 붙여 만든 것이었다. 고대 마야의 귀족들은 이러한 거울을 등에 지거나 왕좌에 장식하거나 무덤에 안치했다. 그들은 환각제를 사용하여 거울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며 신비로운 체험을 추구했다.

 

거울 조각이 만든 균열로 인해 왜곡된 모습이 나타났고, 이를 통해 신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믿었다. 거울 저편의 세계로부터 지혜를 받기를 원하며 신, 조상, 그리고 영적 존재와 연결되려 했던 것이다. 당시 예술가들은 이러한 영적 존재를 환상적인 동물이나 키메라의 모습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귀족들은 이 같은 이생의 존재들과 직접 대화하는 장면을 묘사하며, 이들이 조상이나 신들과의 중개자 역할을 맡는 존재로 표현되었다. 이런 기이하고 무서운 대화는 꿈이나 트랜스 상태, 환각 속에서 이루어졌으며, 이때 거울이 매개체로 사용되었다.

 

| 조각에 남겨진 의식의 모습

 

신과 인간의 이런 소통은 멕시코 치아파스 주에 있는 야슈칠란이라는 마야 문명의 유적지의 조각에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비문에 따르면 8세기 지배자가 정면에 세 개의 문이 있는 건물을 헌납했다고 한다. 문 상부에는 수평으로 걸린 석재인 린텔(띠석)이 설치되어 있었으며, 그곳에는 왕과 그의 아내에 얽힌 여러 사건이나 수호신과의 만남이 새겨진 제단화가 있었다. 린텔 24에는 지배자가 불타는 횃불을 들고 그의 아내가 자신의 혀에 영적인 힘이 깃든다고 여겨지는 흑요석으로 만든 얇은 밧줄을 통과시키는 고통스러운 의식을 수행하는 모습이 조각되어 있다. 이렇게 고대에는 현실 너머의 세계로 가는 길을 신비로운 조각이나 거울로 표현했으며, 거울을 통해 이세계와 소통하려는 믿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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