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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 SCIENCE

눈송이는 왜 모두 '육각형'일까? 세계에서 가장 큰 눈송이는 무엇일까?

by 아이디어박람회 2025.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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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펑 내리는 눈들은 사실 모두 하늘 높은 구름 속에서 태어난다. 지상의 바다나 강에서 증발한 물이 모여 구름을 이루고, 구름 안에서 수증기가 미세한 먼지나 미생물을 씨앗 삼아 얼기 시작하는 것이다. 온도가 영하로 떨어진 구름 위쪽, 그 차가운 공간에서 물분자들이 엉겨 붙어 작은 알갱이가 되고, 그것이 천천히 자라다 보니 직경 0.01mm에서 몇 mm 정도 되는 ‘눈 결정’이 되는 셈이다.

 

눈송이는 왜 모두 '육각형'일까?

 

외국에서는 이걸 “스노우 크리스털(Snow Crystal)”이라 부르고, 결정 하나하나가 모여 더 무거워졌을 때 비로소 ‘스노우 플레이크(Snowflake)’, 우리가 흔히 보는 ‘눈덩이’가 된다고 한다.

 

왜 하필 “육각형”일까

 

하나의 눈송이. 이것이 여러 개 모여서 내리는 것이 눈

 

 

물(H₂O) 한 분자 한 분자는 정사면체 모양을 띤다. 그런데 이 분자들이 얼음 상태로 촘촘히 배열될 때, 가장 안정된 구조가 육각형 패턴을 만들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땅에 떨어지기 전, 공중에서 결정이 자라나는 동안 주변의 수증기가 달라붙으며 각기 다른 모양을 만들어낸다 해도, ‘육각형’이라는 공통 베이스는 변함이 없다.

 

물 분자가 결합할 때 '육각형'이 된다

 

 

단, 이 육각형에서 뻗어나가는 방식에 따라 육각주형, 부채형, 침형, 나뭇가지형(수지형), 포탄형, 창끝형 등 정말 다양하게 갈라질 수 있다고 한다.

 

눈송이는 육각형을 기본으로 하면서 성장

 

눈송이 종류 변형

 

 

눈송이 결정의 형상, 그 배후에는 “온도와 습도”

 

눈 결정이 처음 만들어지는 순간, 온도가 영하 몇 도였느냐, 그리고 그때 습도가 어느 정도였느냐에 따라 결정의 기본 형태가 달라진다. 0℃에서 -5℃ 사이에서는 얇은 판 모양(평면형), -5℃에서 -10℃ 정도에서는 기둥형(컬럼형)이 되고, -20℃ 이하로 내려가면 다시 평면형 쪽으로 돌아간다.

 

습도(세로축)와 온도(가로축)에 따라 결정의 형태가 달라진다

 

 

습도 역시 중요하다. 습도가 낮으면 수증기가 많지 않아서 결정이 천천히, 단순한 모양으로 자란다. 하지만 습도가 높으면 가지나 뾰족한 침 같은 구조가 막 뻗어나가면서 훨씬 복잡하고 화려해진다. 어찌 보면 사람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복잡한 모습이 드러난다는데, 눈 결정도 비슷한 면이 있는 듯하다.

 

역사상 가장 큰 눈 결정? “약 1cm짜리”

 

그렇다면 지금까지 관찰된 것 중 가장 컸던 눈 결정은 어느 정도일까. 이쯤에서 “혹시 손바닥만 한 눈 결정이 발견된 적도 있나?” 궁금해질 텐데, 현실은 그렇게 쉽지 않다. 결정이 크게 자랄 시간이 있어도, 대기 중에서 부딪히거나 녹아버리는 등 문제 탓에 커다랗게 유지되기가 정말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의 눈 전문가 케네스 리브레히트(Kenneth Libbrecht)가 2003년 12월 30일 관측했다는 직경 10mm(1cm) 정도의 수지형(나뭇가지 모양) 결정이 현재 기네스 기록으로 남아 있다.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꽤 큰 사이즈인데, 사람 체온에 살짝 닿기만 해도 금세 녹아버리는 눈 결정의 특성상, 이렇게 온전한 형태로 촬영해 기록하는 건 기적 같은 일이라고.

 

우리는 흔히 눈 오는 날이면 풍경이나 눈 쌓인 길을 찍기 바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 수많은 결정들이 깃들어 있다. 날씨가 아주 추운 날, 옷 소매나 목도리에 살짝 내려앉은 눈송이를 돋보기로 보면, 그 기묘한 대칭성에 깜짝 놀라곤 한다. 물론 영하가 아닌 날씨라면 금방 녹아버려서 확인하기가 쉽지 않고, 카메라로 포착하기도 만만찮다.

 

기네스 기록 경신, 가능할까?

 

국내 일부 지역에서도 한파가 몰아칠 땐 영하권이 계속 이어지곤 한다. 만약 고산지대나 극도로 추운 환경에서 엄청난 눈보라를 만난다면, 혹시나 “직경 10mm”를 뛰어넘는 괴물 결정이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발견해내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발견한 순간 이것이 깨지거나 녹지 않아야 하고, 또 사진이나 측정도 확실히 해놔야 세계기록이 되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쯤 “이 눈송이가 혹시 세상에서 제일 큰 결정 아닐까?” 싶은 상상을 해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다. 뭐, 그 순간만큼은 나만의 기네스 기록을 마음속에 세운 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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