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희소한 광물’이라고 하면 흔히 금이나 다이아몬드, 혹은 보석의 왕이라 불리는 알렉산드라이트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다. 물론 이들은 모두 귀하고 아름다운 광물들이지만, 조금만 돈과 노력을 들이면 구할 수 있는 것들이기도 하다. “세상에서 제일 희소한 광물이라면 이 정도는 돼야지!”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사실 ‘진짜’ 희소한 광물은 따로 있다. 바로 "Kyawthuite"다.
이 광물은 지금까지 딱 한 번밖에 발견되지 않았다.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희소한 광물’이라는 칭호를 거머쥐었다. 그 존재가 학계에 공식적으로 인정된 건 2015년이지만, 실제 발견 시점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현재 커팅된 표본(1.61캐럿)이 오직 하나뿐인데, 그 표본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자연사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2010년, 미얀마의 모곡(Mogok)에서 피어난 보석
쵸트우이트가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곳은 미얀마의 모곡 지역 근처에 있는 계곡이다. 이곳은 원래도 다채로운 보석 광물이 산출되는 곳으로 꽤 유명한 편이다. 그런데 2010년, 이 계곡에서 사파이어를 채굴하던 어느 광부가 섞여 나온 광물 중 하나를 별생각 없이 일반 보석처럼 취급해 시장에 내다 팔았다고 한다.
그때까지만 해도 아무도 “이게 지구상에 단 한 점밖에 없는 광물”이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던 거다. 그러다 운명처럼 그 물건을 알아본 사람이 나타났다. 바로 광물학자 쵸 투(Cho Thuu)다. 시장에서 우연히 그것을 발견한 뒤, “이건 분명 뭔가 특별하다”는 직감이 왔다고 한다.
결국 쵸 투는 그 광물을 직접 사들여 다양한 전문가들과 함께 성분 분석에 나섰다. 그 결과, 기존 광물학 데이터베이스 어디에도 없는 새로운 광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국제광물학연합이 인정한 새로운 보석
쵸 투와 전문가들의 노력 끝에, 2015년 국제광물학연합(IMAU)은 이 새로운 광물을 정식으로 인정하고, 발견자의 이름을 따서 "Kyawthuite"라 명명했다. 당시 보고된 표본의 크기가 1.61캐럿, 무게로는 약 0.3g 정도였다. 이 조그만 광물 하나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희소한 광물’이라는 타이틀이 탄생한 셈이다.
이후 2017년, 로스앤젤레스 자연사박물관(Natural History Museum of Los Angeles County)의 과학자들이 "Kyawthuite"에 대한 보다 상세한 과학적 설명을 제시했다. 현재 그들이 보관 중인 "Kyawthuite" 표본은 약간 투명한 붉은 주황색 빛을 띠고 있으며, 언뜻 보면 “예쁘긴 한데 어디서 많이 본 것 같기도...” 싶을 수 있다.
그러나 세상에 단 하나뿐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는 말로 다 할 수가 없다.
쵸트우이트의 정체, 안티모니스산 비스무트
X선을 활용한 분석으로 밝혀진 쵸트우이트의 본질은 ‘안티모니스산 비스무트(Bi³⁺Sb⁵⁺O₄)’다. 비스무트(Bi)나 안티모니(Sb) 자체는 그렇게 희귀한 원소가 아니다. 그러나 이 두 가지가 특정 열·압력·지질 조건을 만족해야만 결합해 결정을 이룰 수 있다고 하니, 그야말로 특별한 상황에서 ‘극단적으로 운이 좋게’ 형성된 광물이라 할 수 있다.
지질학자들은 "Kyawthuite"가 "pegmatite"라는 화성암의 일종에서 만들어졌을 거라고 추정한다. 지하 깊은 곳에서 마그마가 천천히 식으면서 암석화될 때, 최후반부에 가스와 물질이 모여 만들어진 빈 공간(공동)에서 특정 광물 결정이 자라는 현상이 종종 나타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석영, 장석, 토파즈, 형석 등이 이런 방식으로 태어나는 대표적인 예다.
"Kyawthuite"도 바로 그런 식으로 생겨난 것으로 보이며, 미얀마의 지질 구조와 마그마 활동이 절묘하게 맞물린 결과물이라고 한다.
한 손에 들면 깜짝 놀랄 정도의 무게감
"Kyawthuite"는 물보다 8배나 밀도가 높고, 심지어 루비보다 2배 이상 무겁다고 한다. 겉보기에는 앙증맞은 붉은 보석 같지만, 막상 손에 들어보면 꽤 묵직한 느낌이 들 거다. 사람들은 이토록 밀도가 높은 광물이, 그것도 단 한 점만 발견되어 ‘보석’으로까지 다듬어졌다는 사실에 경이로움을 느낀다.
미얀마에서만 발견되는 희소 광물들
"Kyawthuite"가 발견된 미얀마에서는 세계 2위로 희소하다고 알려진 "Painite"도 함께 발견된 바 있다. 이곳은 지구상에서도 손꼽히는 독특한 지질 구조를 갖춘 곳이라, 언젠가 또 다른 ‘단 한 번 발견된 광물’이 모습을 드러낼지 모른다. 미얀마는 지진과 화산 활동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지역이며, 인도 판과 아시아 판이 부딪히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 복잡다단한 지구의 역사가 지금까지 세상에 없던 보석들을 탄생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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