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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 SCIENCE

나르시시스즘 성향이 높은 사람일 수록 험담도 좋아한다?

by 아이디어박람회 2025.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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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사람이면 누구든지 자신에 대한 험담을 들으면 기분이 좋을 리가 없을 것이다. 만약 SNS의 뒷계정에서 "○○ 걔는 옷 입는 센스 진짜 별로야" 같은 뒷담화가 돌아다니는 걸 우연히 알게 됐다면 어떨까? 아마 마음이 덜컥 내려앉거나, 화가 치밀어 오르거나, 한동안 우울한 기분을 느낄 것이다. 

 

나르시시스즘 성향이 높을 사람일 수록 험담도 좋아한다?

 

 

그런데 "험담이라도 내 얘기면 기분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고 한다. 미국의 미시시피 대학과 듀크 대학, 독일의 카이저슬라우테른-란다우 대학(RPTU) 공동 연구진이 진행한 이 연구는 5가지의 실험과 대규모 미국 전국 조사를 통해 진행됐다. 이들은 "험담을 들었을 때 사람들은 과연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를 면밀히 살펴봤고,

 

'나르시시즘' 성향이 강한 남성일수록 부정적인 험담조차도 "내가 관심을 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하며 좋아하는 독특한 경향을 발견했다. 도대체 왜 이들은 그렇게 이상한 반응을 보이는 걸까?

 

이 연구 결과는 2025년 2월 28일, 심리학 전문지인 "Self and Identity"에 게재됐다.

 


일반인은 자기 얘기 자체가 싫다, 그런데 나르시시즘 성향을 가진 사람은 다르다?

 

험담은 그 대상이 되는 인물이 없는 자리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를 말한다. 흔히 부정적인 뒷담화로 여겨지지만, 긍정적인 칭찬이나 단순한 평가도 모두 포함된다. 회사 점심시간이나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는 빠지지 않고 그 자리에 없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오르내리곤 한다. 좋은 이야기든 나쁜 이야기든 말이다.

 

미국 전역에서 연령, 성별, 성격 특성을 고려한 조사와 실험을 실시했다. 특히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나르시시즘' 성향을 세심하게 측정했다. 나르시시즘은 쉽게 말해 '자기애'다. 자신을 특별하고 뛰어난 존재라고 과대평가하고,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싶어 하는 심리적 경향이다. 이 용어는 그리스 신화에서 자신의 모습을 물에 비친 채 넋을 놓고 바라보다 물에 빠져 죽었다는 미소년 나르키소스에서 유래했다.

 

연구진은 이런 나르시시즘 성향이 험담에 대한 반응과 강하게 연결되어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누군가 나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관심을 받는 증거니까, 혹시 부정적인 내용이어도 좋아하지 않을까?"라고 말이다. 참가자들은 다양한 상황의 가상 시나리오를 읽고 질문에 답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자리를 비운 술자리에서 자신의 얘기가 나오는 상황, 회사 동료들이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상황 등 흔히 경험할 만한 일상적인 상황을 설정한 뒤, "당신이라면 이 상황에서 기분이 어떨까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욕먹어도 좋아!" 나르시시스트의 독특한 내면 세계

 

실험 결과, 전체 응답자의 약 64%는 "내 얘기가 아예 나오지 않는 것보다는, 차라리 긍정적인 내용으로라도 이야기되는 편이 더 좋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의외로 36%는 아무리 좋은 말이라 하더라도 "내가 없는 자리에서 내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불쾌하다"고 말했다. 내용의 좋고 나쁨과 상관없이 자신이 없는 자리에서 언급되는 걸 싫어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던 것이다.

 

당연히 부정적인 험담일 경우 거의 모든 사람들이 강하게 불쾌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전체 참가자의 약 15%는 나쁜 험담조차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이 특이한 사람들이 바로 나르시시즘 성향 점수가 높은 남성들이었다. 그들은 설령 자신에 대한 비난이라 할지라도, "어쨌든 내 얘기를 하고 있다는 건 내가 그만큼 주목받고 있다는 증거지!"라며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오히려 좋아했다.

 

SNS에서도 종종 이런 현상이 보인다. 흔히 '논란'이 되거나 '악플'이 달리면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다. 하지만 나르시시즘 성향이 강한 사람은 그 상황마저도 "오히려 내가 화제의 중심에 있다"고 느끼며 신나한다는 것이다. 온라인상에서는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처벌하는 의미로 일부러 논란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런 행동조차 상대방의 심리 성향에 따라서는 "와, 나 유명해졌네!" 하며 오히려 더 큰 즐거움을 주는 셈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람 마음이라는 건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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