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100번 음식값 떼먹은 프랑스 부자(父子)의 식당 먹튀

프랑스에서 48세의 아버지와 18세의 아들이 약 3년간 여러 식당에서 무려 100회에 걸쳐 식사비를 내지 않고 달아난 혐의로 체포되었다. 이 부자가 사용한 수법은 신분증과 사회보장카드를 교묘히 악용한 치밀한 사기였다. 어떻게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채 범행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일까?

 

 

친절한 서비스로 유명한 식당만 골라 범행

 

2025년 4월 3일, 프랑스 남부 툴롱에서 아버지와 18세 아들이 '식사 사기'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었다. 두 사람은 2021년부터 약 3년간 여러 식당에서 약 100회에 걸쳐 식사 대금을 내지 않고 사라졌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행각은 즉흥적인 '먹튀'가 아니라 매우 치밀하게 계획된 사기였다.

 

먼저 두 사람은 인터넷에서 식당 리뷰를 철저히 조사했다. 이들은 특히 '친절한 서비스'로 호평받는 식당만 골라 방문했으며, 같은 식당에는 절대 두 번 가지 않는 등 철저히 계획적으로 행동했다. 이들의 행동은 매우 당당했다. 항상 깔끔한 복장으로 나타나 성실한 손님인 척 연기했다.

 

왜 발각되지 않았나?

 

교묘한 연기와 위장 수법 식사를 마친 후, 아버지는 종업원에게 신용카드를 내밀었지만 매번 카드 결제는 에러가 났다. 그러면 아버지는 당황한 듯 사과하며 아들을 근처 ATM에 보내 현금을 인출하도록 했지만, 아들은 곧 "현금을 인출할 수 없었다"며 돌아왔다.

 

그러자 아버지는 몇 번이고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고개를 숙이며 본인의 신분증과 사회보장카드를 가게에 맡기고 "내일 꼭 다시 와서 지불하겠다"고 약속한 뒤 떠났다.

 

프랑스에서 사용하는 사회보장카드는 '비탈카드(Vitale card)'라고 불리며, IC칩이 내장되어 있어 공적 의료 서비스를 받을 때 필요하며, 국민식별번호가 기록돼 있어 본인 확인 수단으로도 사용된다. 식당 주인은 그들의 태도에 마음이 풀려 별다른 추궁 없이 이들을 보내주었지만, 그들은 단 한 번도 약속대로 돌아오지 않았다.

 

아버지는 식당에 두고 간 카드를 곧바로 "도난당했다"고 경찰에 허위 신고를 하고, 새 카드를 무료로 재발급받았다. 신분증과 사회보장카드를 '신용의 증거'로 맡기긴 했지만, 그 카드들은 즉시 무효화되어 신원 확인의 단서가 되지 못했다. 아버지는 이러한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매번 새로운 카드로 다른 식당을 방문하여 같은 방식으로 식사를 하고 돈을 내지 않은 채 도망가는 수법을 반복했다.

 

이러한 방법으로 부자는 약 3년 동안 100건에 가까운 사기를 성공적으로 저질렀던 것이다.

 

SNS를 통해 드러난 일련의 범행

 

이들의 사기 행각이 세상에 드러난 것은 2024년 8월이었다. 어느 식당 주인이 아버지가 두고 간 신분증 사진과 함께 피해 경험을 SNS에 공유하자, 순식간에 게시물이 확산됐고 수많은 식당 관계자들이 "똑같은 피해를 당했다"고 나섰다. 최종적으로 신고된 피해 업소는 총 43곳에 달했고, 경찰에 공식적으로 피해 신고가 접수되었다. 경찰 조사 결과, 아버지는 약 100회, 아들은 수십 회에 걸쳐 식사비를 지불하지 않고 도망친 혐의를 인정했다.

 

아들은 미성년자였던 시기(프랑스는 18세부터 성인)가 있었으며, "일주일에 두세 번씩 공짜로 외식을 즐겼다"고 진술했다.

 

식당 주인의 양심을 교묘히 이용한 범죄

 

어떻게 이토록 많은 가게들이 속았던 것일까? 그 배경에는 가게 주인들의 "사람을 믿고 싶다"는 심리가 있었다. 신분증을 맡기고 간다는 행동은 성의의 표시로 받아들여지기 쉬워 경계심을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 게다가 피해를 입은 가게들은 대부분 인기 있는 번창하는 식당들이어서, 주인들은 "너무 바빠서 신고할 시간이 없었다"고 말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 부자는 바로 이런 '빈틈'을 노리고 범행을 반복했던 것이다.

 

경찰은 앞으로 유사한 수법의 피해를 막기 위해 업계 단체와 협력하여 정보 공유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REFER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