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고인 도로 한가운데서 삐죽 튀어나온 사람의 발 한 쌍. 당장 누가 봐도 긴급 신고를 해야 할 상황이다. 그런데 이 광경은 누군가의 '항의 표현'이라고 하는데...
8개월 동안 방치된 포트홀 도로 웅덩이, 해결될 기미가 안 보이자…
영국 케임브리지셔주의 작은 마을, 캐슬 캠프스에 사는 목수 제임스 콕솔(41)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었다. 마을 근처를 지나는 하버힐 로드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지 벌써 8개월째였기 때문이다. 이 구멍은 처음엔 별거 아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상태가 심각해졌다.
왕래가 많은 도로는 아니지만, 차들이 오가다 이 포트홀 도로 웅덩이를 만나면 피할 곳이 없어, 정차하거나 무모하게 돌진하는 선택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자체는 수개월째 수리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결국, 참다못해 결심했다.
‘차라리 유머라도 섞어 볼까? 확실히 눈에 띄는 방식으로 한번 항의해 보자.’ 그리고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의 작전명은 바로 ‘뒤집힌 사람의 다리’
마치 누군가 도로 한가운데서 물구나무를 서다가 그대로 도로 웅덩이에 꽂힌 듯한 형상이었다. 가까이서 봐도 진짜 사람 다리처럼 생긴 이 물체는, 폐기 처분할 예정이던 청바지에 헝겊을 잔뜩 채우고 튼튼한 나무를 심어놓은 뒤 알록달록한 스니커즈까지 신겨 만들었다.
심지어 움직이지 않도록 벽돌로 단단히 고정까지 했다. 얼핏 보면 실제 사고 현장처럼 보이기 딱 좋았다. 콕솔는 자신이 만든 이 작품을 사진으로 찍어 페이스북의 지역 커뮤니티에 올렸다.
"케임브리지 근처에 나타난 기이한 현상"이라 소개하며 공유한 이 게시물은 순식간에 수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으며 퍼져나갔다.
Fed up with potholes?
— BBC Cambridgeshire (@BBCCambs) February 26, 2025
A man has placed fake legs on Haverhill Road in the Cambridgeshire village of Castle Camps to make it look like someone is taking a deep dive into a large water-filled pothole.
Read more here ➡️ https://t.co/wBIUpj169O pic.twitter.com/OXUjVYpMaH
현지인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정말 재밌는 항의다”, “유쾌하지만 진짜 저 도로는 빨리 좀 고쳐달라”고 입을 모았다. BBC 같은 유명 언론에서도 이 색다른 항의 방식을 보도했다. 사건이 이쯤 되니, 이제는 지자체도 움직이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케임브리지셔 도로 관리를 맡고 있는 카운티 카운슬은 즉각 현장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필요하다면 당장이라도 수리를 진행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작은 아이디어가 커다란 반응으로 이어진 셈이다.
콕솔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처음엔 그냥 재밌는 농담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기뻐하는 걸 보니 뿌듯하다.” 또 그는 “평소에도 장난이나 농담을 즐기지만, 이번 일처럼 유머를 통해 진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며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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