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시대 예술가들은 사실적인 정확성보다는 상징성과 표현주의에 중점을 두었다. 그들은 원고의 여백에 킬러 토끼나 찡그린 고양이 같은 우스꽝스러운 이미지를 자주 그리곤 했다. 이들은 인간 아기를 묘사할 때도 화난 남자 얼굴로 그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의도된 표현이었다.
중세 미술의 이러한 경향은 예수와 깊은 관련이 있다. 당시 교회는 대부분의 아기와 어린이 초상화를 의뢰했는데, 그 대상은 단순한 아기가 아닌 아기 예수였다. 중세 예술가들은 '호문쿨루스(homunculus)' 개념을 따랐는데, 이는 '작은 인간'을 의미하며 예수가 완벽하게 형성된 성인으로 태어났다는 믿음을 반영한 것이다.
따라서 예수의 그림은 성인 같은 얼굴과 체형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호문쿨루스 개념은 모든 어린이 초상화의 기준이 되었고, 예술가들이 자연주의보다는 표현주의적 관습을 따랐기 때문에 중세 시대 내내 지속되었다. 이처럼 중세 예술가들이 그린 아기들은 성인처럼 보이도록 의도되었으며, 이는 그 시대의 신학적 관점과 예술적 경향을 반영한 결과였다.
그러나 르네상스 시기에 들어서면서 예술가들은 인물화에 과학적 정밀성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는 비종교적 예술도 번성하였으며, 중상층과 상류층이 가족 구성원의 초상화를 의뢰하면서 현실적인 묘사가 중요해졌다. 부유한 후원자들은 귀여운 소년 소녀들의 모습을 원했기 때문에, 아기들은 더 이상 성인 같은 모습으로 그려지지 않았다. 결국, 중세의 '못생긴 아기' 트렌드는 르네상스 시기에 이르러 사라졌으며, 예술가들은 더욱 사실적이고 아름다운 아기 모습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예술가들이 과학과 자연주의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후원자들의 취향에 맞추어 작품을 제작하게 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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