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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주 52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은 '뇌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by 아이디어박람회 2025.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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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여러분 중 매주 52시간 이상 일하고 있다면, 지금 이 순간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뇌의 변화가 진행 중일 수 있다.

 

연세대학교에서 의료 종사자 110명의 뇌 영상을 분석해, 주당 노동시간과 뇌 구조의 변화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조사했다.

 

주 52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은 '뇌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주당 52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들의 뇌에서, 인지 기능과 감정 조절에 관여하는 영역에 뚜렷한 구조적 변화가 나타났다. 그런데 이 변화, 과연 좋은 변화일까? 아니면 나쁜 변화일까?

 

이번 연구는 2025년 5월에 출간된 국제 의학 저널 "Occupational & Environmental Medicine"에 게재되었다.

 

과로한 사람들의 뇌는 실제로 달라져 있었다

 

오늘날 우리는 ‘장시간 노동’은 성실함과 책임감을 드러내는 모습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동시에 심장 질환, 우울증 같은 신체적·정신적 위험이 장시간 노동과 관련이 있다.

 

그런 노동이 뇌의 형태 자체에도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서는 증거가 부족했다.

 

연구진은 이렇게 말한다.

 

“만성 스트레스나 회복 시간의 부족이 뇌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은 이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이를 신경영상 데이터로 입증한 사례는 매우 드물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연구팀은 대규모 노동 역학조사 ‘GROCS’에 참여한 사람 중, MRI 촬영에 동의한 의료 종사자 110명의 뇌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은 다시 두 집단으로 나뉘었다.

 

주당 52시간 이상 일하는 ‘과로 그룹’ 32명과 일반적인 근무 시간인 ‘정상 그룹’ 78명

 

그들의 뇌를 비교한 결과, 주의력, 사고 유연성, 감정 조절에 관여하는 ‘중전두회’, ‘섬엽’, ‘상전두회’ 등 특정 부위에서 회색질(뇌세포가 밀집된 부분)의 부피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 중에서도 중전두회의 경우, 일반 그룹보다 약 19%나 회색질의 양이 많았고, 노동 시간이 길수록 이 변화는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회색질이 늘었다”는 건 좋은 일일까?

 

처음 들으면, 뇌의 회색질이 증가했다는 말에 ‘오히려 머리가 좋아지는 거 아냐?’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학습이나 훈련을 통해 뇌의 일부 영역이 활성화되면서 회색질이 증가한 사례는 있지만, 이 뇌의 변화가 스트레스에 대한 ‘신경 적응’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회색질의 증가는 어디까지나 과도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에 노출된 뇌가 필사적으로 ‘버티는’ 중이라는 신호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와 비슷한 회색질의 변화 패턴은 우울증, 불안 장애, 스트레스 장애 등의 환자들에게서도 관찰된 바 있다는 점에서 정신 건강 악화의 징조일 수 있다고 연구진은 말한다.

 

회색질이 늘어난다는 사실이 좋은 뇌 발달의 신호가 아니라, 오히려 “고위험 상태에 진입했다”는 경고등일 수 있다는 뜻이다.

 

“주 52시간”… 그 경계선에 선 우리들

 

주 52시간이라는 수치는 매일 한두 시간씩만 잔업해도, 주말에 업무 한 번만 들어와도 누구나 금세 넘게 되는 선이다.

 

그런데 그 선을 넘기 시작하면 우리 뇌는 구조 자체가 변해가기 시작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머리가 좋아지는 신호가 아니라, 뇌가 스트레스에 맞서기 위해 비명을 지르며 방어하려는 흔적일지도 모른다.

 

일하는 방식을 다시 점검한다는 건, 단순히 ‘덜 피곤하게 살기’ 위함이 아니다. 그건 어쩌면, 우리 뇌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예방의학적 실천일지도 모른다. 지금 일하는 당신의 뇌는 괜찮은가?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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