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ECH & SCIENCE

우리가 보고 있는 세상은 뇌가 '지난 15초'를 평균화한 영상이었다.

by 아이디어박람회 2024. 10. 3.
반응형

달리면서 촬영한 스마트폰 영상을 보면 흔들림이 심해서 보기 어려울 때가 많다. 하지만 우리도 똑같이 움직이고 있어도, 우리의 시야는 매우 안정적이고 흔들림을 느끼지 않는다. 심지어 격렬하게 뛰는 축구 선수라 하더라도 그들의 시야는 흔들림이나 노이즈 없이 매우 안정적인 세계를 보고 있다.

 

 

| 왜 인간의 시각은 카메라처럼 흔들리지 않는 것일까?

 

 

 

이 문제에 대해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의 2022년 연구는 시각의 안정성을 설명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발견했는데, 우리의 뇌는 과거 15초 동안 본 것을 통합하고 평활화하여 미래 상태를 예측함으로써 매우 안정적인 시각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연구의 자세한 내용은 2022년 1월 12일자 과학 저널 "Science Advances"에 게재되었다.

 

우리 일상에서 받아들이는 시각 정보는 매우 변화무쌍하다. 오른쪽의 흰 원은 안구 운동을 나타내고, 왼쪽은 그 위치에 대응하는 시각 정보를 보여준다. 왼쪽 이미지를 보면 정보가 상당히 빠르게 변하고 있어 눈이 어지러울 정도다. 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변화하는 정보를 그대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아무리 빠르게 시선을 움직인다 해도, 왼쪽 비디오에서처럼 빠르게 변화하거나 흔들리는 것을 느끼지 않고, 일관되게 안정된 세계를 인식할 수 있다. 그렇다면 뇌는 어떻게 안정적인 시각을 만들어낼까?

 

 

| 지금 보는 것은 '지난 15초의 평균'이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연구팀은 우리가 시각적 스냅샷을 하나하나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지난 15초 동안 본 것의 평균을 인식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다시 말해, 뇌는 산만한 시각 정보를 서로 비슷하게 묶어 안정된 환경을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뇌 기능을 "15초마다 입력되는 시각 정보를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하나의 인상으로 통합해주는 앱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 메커니즘의 작동 방식을 설명하기 위해, 연구팀은 얼굴이 서서히 나이 들어가는 착시 동영상을 만들었다. 영상에서 왼쪽 얼굴은 30초에 걸쳐 천천히 나이를 먹으며, 어린아이의 얼굴에서 성인의 얼굴로 변한다. 그러나 우리는 얼굴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다.

 

| 실험 결과: '안정된 시각'을 유지하는 뇌의 비밀

 

이 착각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수백 명의 참가자를 모집하여 이 30초 동영상을 시청하게 했다. 영상이 끝난 후 참가자들에게 마지막에 나타난 얼굴의 나이를 묻자, 참가자들은 거의 일관되게 15초 전에 나타난 얼굴의 나이를 답했다.

 

영상을 볼 때, 우리의 인식은 평균화된 정보에 의해 항상 과거로 편향된 인식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 연구는 우리의 시야가 단순히 실시간으로 최신 정보만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이전의 정보도 포함하여 미래로 향하는 부드러운 연결로 처리된 영상을 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덕분에 우리는 시야의 움직임이나 시간의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된 인식을 얻을 수 있다.

 

연구 책임자인 데이비드 휘트니(David Whitney) 박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뇌는 본질적으로 지연 처리를 하고 있습니다. 뇌는 받은 스냅샷을 일일이 처리하지 않고, 과거의 정보를 바탕으로 예측해 안정된 시각을 만들어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이러한 연구는 우리의 시각이 단지 실시간 정보를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정보를 활용해 효율적으로 미래를 예측하며 안정적인 세계를 인식하게 만드는 과정을 설명해 준다.

 

VIA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