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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 SCIENCE

스파이더맨 '웹 슈터' 현실화 성공, 손목에서 거미줄 발사 가능해지나...

by 아이디어박람회 2024.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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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히어로 중 하나인 스파이더맨, 그의 가장 큰 무기는 손목에서 발사되는 거미줄로, 사람이나 물건을 끌어당기거나 건물에서 건물로 이동하는 데 사용된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동경하는 멋진 무기인데, 미국 터프츠 대학교(Tufts University)의 연구팀이 이번에 스파이더맨의 웹 슈터 기술을 진지하게 개발해 보았다.

 

 

 

아직 실제 제품에는 많이 못 미치지만, 바늘 구멍에서 발사된 액체를 급속히 고화시켜 거미줄과 같은 섬유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 섬유는 실증 테스트에서 자기 무게의 80배 이상의 물체를 들어 올릴 수도 있었다. 연구의 자세한 내용은 2024년 9월 24일 자 과학 저널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되었다.

 

| 스파이더맨의 무기 '웹 슈터'를 진짜로 재현하다!

 

스파이더맨은 미국 마블 코믹스가 만들어낸 슈퍼히어로로, 코믹스 외에도 지금까지 다수의 영화 시리즈가 제작되었다. 2002년부터 시작된 첫 번째 시리즈 스파이더맨 3부작에서는 주인공 피터 파커의 체내에서 만들어진 거미줄이 손목에서 직접 발사되는 설정이었다.

 

그러나 리부트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012) 이후로는 피터 파커 스스로 거미줄 발사 장치인 '웹 슈터'를 만들어 손목에 장착하는 설정이 주류가 되었다. 웹 슈터는 스파이더맨을 특징짓는 최대의 무기로, 건물 붕괴 위험에 처한 시민을 구출하거나, 타잔처럼 건물 사이를 날아다니는 공중 이동, 그리고 악당의 눈을 가리거나 포획하는 데 사용된다.

 

웹 슈터가 실제로 개발된다면, 아마도 여러분도 하나쯤은 갖고 싶을 것이다.

 

| 개발의 돌파구가 우연히 열리다!

 

 

 

터프츠 대학의 실크랩(Silklab)은 이전부터 누에가 만들어내는 실크(명주실)를 이용한 개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원료가 되는 것은 누에고치를 용액으로 끓여 얻어지는 '피브로인'이다. 피브로인은 누에 명주실의 주성분으로, 실을 구성하는 단백질을 가리킨다. 피브로인은 "결정성이 높고 물에 녹지 않는다", "견고하며, 명주실의 인장 강도는 철사의 강도에 필적한다", "생체에 대한 안전성이 높아 외과용 봉합사로도 사용된다"는 장점이 있다.

 

실크랩은 이미 피브로인을 응용한 "가죽 제품과 유사한 소재", "수중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접착제", "농작물의 저장 기간을 연장하는 식용 코팅" 등의 개발에 성공해 왔다. 그 한편으로 스파이더맨이 사용하는 웹 슈터와 같은 명주실 발사 장치를 재현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돌파구는 우연히 열렸다.

 

어느 날, 연구원이 피브로인 용액(피브로인을 포함하는 용액)을 사용한 접착제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었다. 피브로인 용액이 들어 있던 유리 용기를 '아세톤'이라는 유기 화합물로 세척하던 중, 유리 바닥에 거미줄과 흡사한 섬유 조직이 형성되어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그것은 반고체의 말랑말랑한 하이드로겔이었다.

 

연구원이 조사해 보니, 피브로인 용액은 아세톤과 반응하여 고화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실크랩의 연구팀은 이것을 보고 "스파이더맨의 웹 슈터를 재현하는 데 사용할 수 있겠다!"라고 생각한 것이다. 도파민으로 급속한 고화 반응을 실현 하지만 문제는 피브로인 용액과 아세톤의 고화 반응이 수 시간에 걸쳐 천천히 일어난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는 스파이더맨처럼 순간적으로 명주실을 발사할 수 없다. 그래서 팀은 이전부터 접착제 제조에 사용되어 온 '도파민'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도파민은 자연계의 생물도 일반적으로 생성하며, 특히 화학 분야에서는 그 도파민 구조가 접착제의 재료로 유용하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이매패류에서 분비되는 도파민 함유 단백질은 수중에서도 안정적인 접착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리고 도파민은 용액에서 수분을 강하게 분리하는 작용이 있기 때문에, 팀이 피브로인 용액에 도파민을 섞었을 때 급속한 고화 반응이 발생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 드디어, 웹 슈터 실전!

 

팀은 주사기와 같은 용기에 피브로인 용액을 넣고, 바늘 부분에 아세톤 층을 배치했다. 또한 피브로인 용액을 주사기에서 밀어낼 때 도파민 용액과 섞여 반응하도록, 아래 그림과 같이 별도의 튜브를 바늘 부분에 연결했다. 그리고 피브로인과 도파민이 섞인 용액이 바늘 구멍의 아세톤 층에 닿음으로써 고화 반응의 방아쇠가 당겨진다. 고화 반응에 의해 수분이 공기 중에서 급속히 증발하고, 점착성이 있는 실 모양의 섬유만 남아 접촉하는 모든 물체에 부착하게 된다.

 

게다가 팀은 피브로인 용액에 키토산이라는 화학 물질을 추가하여 섬유의 인장 강도를 최대 200배로, 그리고 붕산 완충액을 추가하여 접착 성능을 약 18배까지 높였다. 이를 통해 실 모양의 섬유는 자기 무게의 80배 이상의 무게를 들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

 

 

 

여기는 고화된 실 모양의 섬유가 메스를 들어 올리는 모습이다. 실증 테스트에서는 메스 외에도 철 볼트나 유리 용기, 나무 블록 등을 약 12cm 높이에서 들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 또한 실 모양 섬유의 두께는 바늘 구멍에 따라 다양하게 변경할 수 있으며, 실험에서는 사람의 머리카락 정도의 가는 두께부터 최대 0.5mm 폭까지 대응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자에 따르면, 실 모양 섬유의 강도는 아직 실제 거미줄의 강도보다 약 1,000배 정도 약하며, 현 단계에서는 어떤 유용한 실용화도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은 웹 슈터를 재현하는 작동 원리의 개발에 있어서 큰 한 걸음을 내디뎠다. 이제 앞으로의 연구를 통해 실 모양 섬유의 강화나 접착 거리의 개선을 계속 진행하는 것이다. 그러한 날이 오면 스파이더맨의 웹 슈터와 동등한 기술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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