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적으로 “저리다”는 표현을 자주 쓴다. 하지만 이 '저림'이 실제로 어떤 상태를 가리키는 건지,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예가 바로 오랜 시간 동안 ‘쪼그려 앉거나’ ‘정좌 자세’를 하고 있다가 다리가 저려오는 경험이다.
평소 이 자세에 익숙하지 않으면, 다리 감각이 둔해지고, 일어서려 해도 힘이 빠져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할 때가 있다. 그리고 혈류가 다시 흐르기 시작하면 발끝부터 찌릿찌릿하고 통증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런 감각을 우리는 보통 “저림”이라고 말한다.
‘저림’에는 다음과 같은 여러 증상이 포함된다.
- 감각이 둔해지는 느낌 (예: 피부에 뭔가 닿아도 잘 안 느껴짐, 차거나 뜨거운 것도 잘 안 느낌)
- 움직임이 둔해짐 또는 마비처럼 느껴짐 (예: 손발을 제대로 쓰지 못하거나 힘이 빠지는 느낌)
- 이상 감각 (예: 따끔거림, 타는 듯한 느낌, 쑤시는 듯한 느낌 등)
우리 몸의 피부에 무언가 닿으면 그 자극은 피부 아래의 감각신경 말단에서 전기 신호로 바뀌고, 그 신호가 척수를 거쳐 뇌까지 전달된다. 뇌의 감각을 담당하는 부위인 ‘대뇌피질의 체성감각 영역’에 도달해야 비로소 우리는 “뜨겁다”, “아프다”, “간지럽다”는 걸 인식하게 된다.
이 신호 전달의 전 과정이 잘 작동하려면, 산소와 영양을 실어 나르는 ‘혈류’가 원활해야 한다. 그런데 이 신경 전달 경로 중 어느 한 곳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저림이 발생하게 된다.
정좌처럼 다리를 오래 눌렀을 때 생기는 저림은 일시적으로 혈액 순환이 나빠져서 생기는 증상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 혈류가 회복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이때 다리가 찌릿찌릿하고 따끔한 건, 감각이 순간적으로 예민해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자극이 너무 강하면 감각을 둔하게 만들고, 반대로 감각이 둔해지면 예민하게 반응하는 식으로 균형을 맞추려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감각 둔함’과 ‘과민 반응’이 동시에 섞여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원인이 뚜렷하고 일시적인 저림이라면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딱히 생각나는 원인이 없는데도 저림이 자주 반복되거나, 점점 오래 지속된다면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 어떤 질병의 신호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손발 저림을 유발하는 질환은 굉장히 다양하다. 예를 들어, 손발로 가는 혈류가 만성적으로 나빠진 경우라면 생활 습관을 개선해서 나아질 수도 있고, 어떤 신경이 눌리거나 막혀 있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당뇨병으로 인해 생기는 신경장애, 대상포진 같은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신경 손상도 저림을 동반할 수 있다. 더 나아가면, 뇌나 척수 같은 중추신경계에 문제가 생겨 저림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뇌졸중이나 뇌종양, 뇌경색이 원인일 수도 있다.
드물지만 다발성경화증처럼 희귀 난치성 질환에 의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정밀검사를 받으면 대부분은 원인을 찾을 수 있고, 그에 맞춰 치료 방향도 정할 수 있다. 무엇보다 “요즘 들어 저림이 더 심해진 것 같다”는 자각이 생겼다면, 아무런 조치 없이 그냥 지켜보는 건 좋지 않다.
‘저림’이라는 증상 자체는 불편하고 귀찮은 일이지만, 몸이 우리에게 보내는 “이상 신호”일 수도 있다. 불이 난 것도 아닌데 화재경보기가 갑자기 울리면 그냥 무시하고 지나치지 않듯이, 그냥 지나치지 말고 이상 징후가 있다면 그에 맞는 대처를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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