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9일,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요양원에서 특별한 결혼식이 열렸다. 신부는 102세, 신랑은 100세. 두 사람 나이를 합치면 무려 202세다. 그런데 놀라운 건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들은 “세계 최고령 신혼부부”라는 기네스 신기록까지 세웠다고 한다.
첫 만남은 할로윈 파티에서
두 사람은 2015년경,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유료 요양원에서 처음 만났다. 마침 그날은 할로윈 파티가 열리던 시기였고, 새롭게 입주한 이들이 분장을 하고 북적이는 모습을 보면서 우연히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단다. 신부인 마조리 피터먼(102)와 신랑인 버니 리트먼(100). 재밌는 건, 두 사람 모두 첫 배우자와 60년 이상 결혼 생활을 했고, 이후 사별한 뒤 홀로 지내다가 이 요양원에 들어온 공통점이 있었다는 것.
비슷한 처지와 시기, 익숙지 않은 환경에서 서로를 발견하니 자연스럽게 마음이 끌렸나 보다.
당신 없인 못 살아!
둘은 첫 데이트를 시작으로 무려 9년간 연인처럼 지내며 서로를 돌봤다. 사실 처음엔 결혼 같은 건 별로 생각이 없었다고. 그런데 어느 날, 마조리가 넘어져 다리를 크게 다치는 사건이 생겼다. 그 일을 계기로, 둘 다 “이제는 진짜 떨어져 살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결국 2024년 5월 19일,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리기로 결심했다. 버니의 손녀인 사라에 따르면, 가족들도 처음엔 “갑자기 웬 결혼?” 하고 깜짝 놀랐지만, “할아버지가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행복해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며 전폭적으로 응원했다고 한다.
유대교 전통 예식, 잔 깨뜨리기까지 직접 해낸 신랑
결혼식은 유대교 전통 예식으로 진행됐다. 참석 인원은 가족 10여 명 정도로 아담했지만, 신부 신랑 모두 ‘세계 최고령 신혼부부’다운 기품을 뽐냈다. 특히 휠체어를 타던 버니가 식의 마지막에 일어나, 유대교 의식인 “잔을 발로 깨뜨리는” 과정을 무사히 마쳤다니, 주변에선 놀라움과 축하가 쏟아졌다.
이 결혼으로 마조리는 말 그대로 대가족의 새 식구가 됐다. 버니에겐 이미 자녀가 둘, 손주가 네 명, 증손주가 아홉 명 있었다고 하니, 일순간에 엄청난 가족이 생겨난 셈이다.
대학 시절에 스쳤을 수도...
여기에 또 한 가지 인연이 있다. 두 사람 모두 펜실베이니아 대학교를 졸업한 동문이었다고 한다. 즉 60~70년 전쯤 이미 캠퍼스에서 어쩌면 마주쳤을지도 모르고, 어느 파티나 모임에서 서로 스쳐 지나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스침’이 실제 인연으로 이어진 건 서로가 100세에 가까워진 지금이라니, 인생이란 정말 알 수 없는 거다.
기록은 “덤”일 뿐, 함께 있는 지금이 더 소중해
물론, 나이 합쳐 202세 신혼부부라니 대단한 기록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정작 본인들은 기네스 기록이라는 타이틀보다 “서로와 함께 보내는 하루하루가 더 소중하다”고 말한다. 마조리의 장수 비결은 버터밀크, 버니는 독서와 최신 정보 습득을 꼽았다고 한다.
뭔가 거창한 운동이나 특별식을 하는 게 아니라, 각자 좋아하는 걸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건강을 유지해 온 모습이 오히려 더 인상적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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