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란이란 암컷의 체내에서 성숙한 난자가 그 주머니인 난포를 터뜨리고 밖으로 나오는 것을 말한다. 이는 암컷의 몸이 임신을 준비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정이지만, 배란은 난소 깊숙한 곳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지금까지 배란의 전 과정을 관찰하기는 어려웠다. 그런데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MPI)는 이번에 암컷 생쥐 개체에서 난포를 추출하여 배란이 일어나는 순간을 촬영하는 데 역사상 처음으로 성공했다. 연구의 상세 내용은 2024년 10월 16일자 과학 저널 "Nature Cell Biology"에 게재되었다.
배란은 어떻게 일어날까?
사람의 경우 성숙기에 도달한 여성의 몸은 약 25~28일 주기의 '생리 주기'를 반복한다. 배란은 이 과정 중 하나로, 다음과 같은 순서로 발생한다. 먼저, 여성의 뇌에서 '난포 자극 호르몬(FSH)'이 분비되면 난소 안에 있던 '원시 난포'의 성장이 촉진된다.
원시 난포는 여러 개가 동시에 자라기 시작하며, 각각 하나씩 난자를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성숙에 도달하는 것은 단 하나의 난포뿐이다. 성숙한 난포는 '에스트로겐'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며, 이 호르몬의 작용으로 자궁 내막이 두꺼워져 착상을 준비한다.
이어 에스트로겐의 작용으로 뇌에서 '황체형성호르몬(LH)'이 분비된다. 성숙한 난포는 LH의 자극을 받아 약 24~36시간 후 난포가 터지며, 그 안에서 난자가 방출된다. 이것이 배란의 순간이다. 그 후 난소에서 나온 난자는 난관으로 들어가 남성의 정자와 만나 '수정란'이 되어 자궁 내막에 착상하면 임신이 성립된다. 만약 배란된 난자가 수정되지 않았다면 준비된 자궁 내막이 필요 없어지므로, 체내에서 떨어져 나가 출혈과 함께 외부로 배출된다.
이것이 바로 '생리'다.
역사상 최초, 배란 순간 촬영 성공
성숙한 암컷 생쥐의 '난포'를 채취하고, 실험실 환경에서 호르몬을 주입하여 인위적으로 배란을 유도했다. 이 환경은 생쥐 체온과 동일하게 37.5도로 설정되었다. 그리고 배란이 일어나는 순간을 촬영하기 위한 장치를 설치했고, 그 결과, 연구팀은 배란 순간을 카메라에 담는 데 성공했다.
영상에서는 녹색이 세포막을, 분홍색의 작은 알갱이들은 DNA를, 중앙의 빨간색은 난포 안의 액체를 나타낸다. 마지막에 포도씨 같은 검은 구체가 방출된 것이 바로 난자다. 연구를 이끈 멜리나 슈(Melina Schuh) 박사에 따르면, 배란 순간은 크게 3단계로 나눌 수 있었다.
팽창: 성숙한 난포가 히알루론산을 분비하여 주변의 액체를 난포 내로 끌어들이며 부풀어오른다. 히알루론산 생산을 차단하면 난포가 팽창하지 않으며 배란도 일어나지 않았다.
수축: 난포의 외부 근세포가 수축하면서 내부 액체에 압력을 가하여 터뜨린다. 근세포의 작용을 막으면 수축이 일어나지 않고 배란도 발생하지 않았다.
배란: 수축한 난포가 난자를 방출하는 마지막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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