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는 몸 색깔을 자유자재로 바꾸고, 작은 틈도 거뜬히 빠져나가며, 팔 하나를 잃어도 다시 자란다. 그런데 이런 기묘한 능력만큼이나 궁금한 점이 하나 있다. "문어 항문은 어디에 있을까"
고양이나 개처럼 흔히 볼 수 있는 동물들이 배설하는 방식은 많이 접해서 알지만, 팔이 여덟 개나 되는 문어를 보면, 도대체 어디에 배설구가 있는지 짐작조차 어렵다.
문어 항문은 어디 있을까?
일반적인 동물들은 몸의 끝부분이나 배 쪽에 항문이 있다. 그런데 문어는 조금 다르다. 배설을 담당하는 기관은 바로‘사이폰(siphon, 또는 펀넬 funnel)’이라는 관이다. 이 사이폰은 문어 몸에서 가장 큰 부분인 ‘외투막(mantle)’ 옆에 위치해 있다.
문어의 외투막은 눈 위에 자리 잡고 있는 커다란 주머니 같은 기관이다. 이 외투막 안에는 세 개의 심장, 아가미, 소화기관이 들어 있으며, 마지막으로 소화된 음식물은 사이폰을 통해 배설된다.
문어의 배설 과정
문어가 음식을 먹고 소화하면, 배설물이 깔때기 모양으로 된 장(intestine)을 따라 이동한다. 그리고 사이폰의 입구에 도착한 후, 길고 끈적한 줄 형태로 밖으로 나온다. 그리고 문어의 변 색깔은 먹이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조개류를 먹은 문어는 흰색 변을 본다. 반대로 붉은 게를 많이 먹은 문어는 빨간색 변을 본다. 문어의 배설물만 봐도 그날의 식사가 무엇이었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이폰이라는 기관은 배설구 기능만 할까?
문어는 사이폰을 생존을 위한 다목적 도구로 사용한다. 가장 대표적인 기능이 먹물 분사다. 문어가 포식자로부터 도망칠 때 사이폰을 통해 강한 물살과 함께 먹물을 내뿜는다. 이 먹물에는 포식자의 후각을 방해하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상대방이 순간적으로 방향 감각을 잃도록 만든다.
뿐만 아니라, 문어는 사이폰을 이용해 물속에서 빠르게 이동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외투막 내부에 물을 빨아들였다가 사이폰을 통해 강하게 내뿜는 것이다. 물이 뒤로 뿜어져 나가면서, 문어는 반대 방향으로 추진력을 얻어 이동한다. 사이폰의 방향을 조절하면 원하는 방향으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문어는 빠르고 유연한 이동이 가능하다. 이 방식은 오징어나 갑오징어 같은 다른 두족류들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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