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단 하나 피할 수 없는 “절대적” 확실한 일이 있다. 바로 죽음이다. 우리 인간은 동료의 죽음을 애도하고 장례나 장묘식을 통해 슬픔을 표현한다. 그렇다면, 동물들은 어떠할까? 동물들은 죽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 반응은 어떤 감정에서 비롯된 것일까, 아니면 단순히 본능적인 것일까?
동물의 종류와 개체, 상황에 따른 다양한 반응
윌리엄 앤 메리 대학교 인류학 명예 교수이자 "동물의 슬픔 (How Animals Grieve)"의 저자인 '바바라 J. 킹'은 동물의 종, 개체, 그리고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라고 한다. 동료의 죽음을 진정으로 슬퍼하고 애도하는 듯한 행동부터 미리 프로그램된 것으로 보이는 기계적인 행동까지, 동물들이 죽음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반응하는 모습을 기록해왔다.
동물이 죽음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한 정식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이러한 연구는 인간이 죽음에 대해 어떻게 행동하게 되었는지의 근원을 점차 밝혀가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사체를 안고 다니는 행동은 어떤 특별한 유대감 때문일까?
영국 런던 대학교의 진화인류학자 알레시아 카터와 그의 연구팀은 오랫동안 나미비아의 비비원숭이를 관찰해오며, 죽은 새끼를 계속 안고 다니는 어미들을 여러 번 목격했다. 이러한 행동은 친어미뿐만 아니라 무리 내 다른 개체들에게서도 관찰되었다.
그렇다면 자신의 새끼가 아닌 사체를 왜 굳이 안고 다니는 것일까?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더 자세히 관찰한 결과 영장류에게서 이러한 행동이 일반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만, 예외도 있다 예를 들어, 여우원숭이의 경우 살아있는 새끼는 스스로 어미에게 매달릴 수 있다. 그들은 부모가 새끼를 안고 다니는 방식으로 적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죽은 새끼를 운반하지 않는다. 그러나 많은 유인원과 대형 영장류는 새끼가 병으로 죽은 후에도 오랜 시간 데리고 다니며, 그 기간은 종이나 죽은 새끼의 연령 등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침팬지의 경우, 죽은 새끼를 100일 넘게 데리고 다닌 사례도 있다고 한다.
동물 부모는 자녀의 죽음을 인식하는가?
이와 같은 행동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부모가 자녀가 죽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지만, 킹 교수와 카터 교수는 이를 부정한다. 사체를 운반하는 행동은 상당한 체력을 요하기 때문에 부모는 자녀의 사체에 이상이 있음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사체를 놓지 않는 행동은 부모와 자녀 간의 유대 관계가 작용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동물들만의 장례 의식일까?
사체를 운반하는 것 외에도 여러 동물들은 죽은 동료 옆에 오래 머물거나 사체를 다른 청소 동물로부터 보호하는 행동을 보인다. 기린의 어미가 죽은 새끼 옆에 며칠 동안 서 있거나, 멧돼지의 일종인 페커리가 죽은 동료의 곁을 10일 동안 지켜보며 얼굴을 비비는 사례도 있다.
아프리카 코끼리 또한 부모 자식 관계가 없더라도 동료의 죽음에 대해 장례식 같은 행동을 오랫동안 지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생적 행동일까?
개미, 흰개미, 벌과 같은 사회성 곤충들은 사체를 발견하면 즉시 이를 제거하거나 매장하거나 먹어치우고 군체에서 격리한다. 이는 집단을 병원균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위생적인 행위로 추정된다.
학습 경험일까?
까마귀와 까치 등은 죽은 동료 주위에 모여 시끄럽게 울어대는데, 이는 장례식으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정보 수집과 자기 방어의 의미일 수 있다. 죽음을 위험으로 경계하는 신호일 가능성이 있다. 인간에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반응도 있다 일부 동물은 시체와 교미하거나, 시체를 먹어 치우는 인간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침팬지가 죽은 동료의 시체를 때리는 폭력적인 행동은, 그들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존재에 경계심과 공포를 느낀 결과일 수 있다고 카터 교수는 말한다.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동물의 죽음에 대한 반응 동물의 죽음에 대한 반응은 간단히 분류하거나 설명하기 어렵다.
인간은 때때로 동물에게서 인간과 같은 감정을 찾으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러한 관점을 경계한다. 동물이 죽음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는 흥미로운 주제이지만, 아직 많은 부분이 미지의 영역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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