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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예수다” … 1959년, 세 명의 자칭 예수의 기묘한 동거 실험

by 아이디어박람회 2025.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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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수 그리스도다.”
“아니야, 내가 진짜다.”
“헛소리들 말아, 진정한 그리스도는 나다.”

 

 

 

 

1959년, 미국 미시간주의 한 정신병원에서 이상한 실험이 시작되었다. 자신을 예수 그리스도라고 믿는 세 명의 환자를 한 방에 모아 함께 생활하게 하고,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관찰한 것이다. 이 실험은 입실랜티의 세 명의 그리스도(The Three Christs of Ypsilanti)’로 불리며, 1964년 동명의 책으로도 출간되었다.  2년간 이어진 이 실험에서 세 명의 자칭 예수는 과연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이 이상한 실험은 도대체 왜 시작됐을까?

 

이 이상한 실험을 주도한 사람은 사회심리학자 밀턴 로키치(Milton Rokeach)였다. 그의 관심은 망상이 어떻게 유지되고, 또 어떻게 깨어질 수 있는지에 있었다. 로키치가 실험을 구상한 계기는 한 잡지 기사에서 비롯되었다. 그 기사에는 자신을 ‘성모 마리아’라고 믿는 두 여성이 같은 방에서 생활하게 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처음에는 서로를 향해 “내가 진짜 마리아야!”라며 싸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한 여성이 “내가 틀렸을지도 몰라”라고 인정하며 망상에서 벗어난 것이다. 이 사례를 보고 밀턴 로키치는 더 유명한 상징, 예수 그리스도라는 인물을 실험 대상으로 삼아보기로 결심했다.

 

세 명의 자칭 예수가 한자리에 모이다

 

1959년 7월 1일, 미시간주 입실랜티 주립병원에 세 명의 ‘예수’가 초대(?)되었다. 이들은 모두 자신이 진짜 예수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레온 게이브어(38세): 대학 중퇴 후 조현병 진단을 받은 남성.

조셉 카셀(58세): 과거 작가로 활동했으나 조현병으로 시설에 입원한 남성.

클라이드 벤슨(70세): 농부로 일하다 치매 증상을 보이기 시작한 노인.

 

밀턴 로키치는 이들에게 서로를 소개하며 “이들 역시 예수”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같은 병실에서 함께 지내며 매일 생활하도록 했다.

 

첫 만남... "내가 진짜다!"

 

 

 

첫 만남부터 예상했던 대로 상황은 혼란의 대환장이었다. 조셉은 “내가 예수다. 저 사람들은 모두 거짓말쟁이다!”라며 강하게 주장했다. 레온은 이에 질세라 “네가 가짜야!”라고 응수했고, 클라이드는 “내가 하나님이자 성령이며 예수 그리스도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그들은 서로를 향해 끝없는 비난을 퍼부었고, 하루가 멀다 하고 언쟁이 이어졌다.

 

심지어 몸싸움으로 번지기도 했다. 어떤 날은 세탁실에서, 어떤 날은 병실에서 “내가 진짜다!”라는 외침이 울려 퍼졌다. 이 실험을 지켜보던 밀턴 로키치는 “그들의 망상이 얼마나 단단히 자리 잡았는지 알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시간이 흐르며 변화가 찾아오다

 

2년 동안 같은 공간에서 부대끼며 생활한 이들 사이에는 묘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서로를 철저히 부정하며 싸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대방의 망상을 인정하는 척하며 공존하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클라이드는 “다른 두 사람은 이미 죽었고, 기계가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라고 여겼다. 레온은 “저 사람들은 관심을 끌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거야”라고 믿었다. 조셉은 “그들은 정신병 환자일 뿐이다”라며 상대방을 신경 쓰지 않으려 했다.

 

그들은 더 이상 누가 진짜 예수인지 따지지 않았고, 때로는 서로 농담을 주고받으며 평범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망상에 빠진 건 나였다 2년간의 실험 끝에, 밀턴 로키치는 자신이 환자들의 망상을 깨뜨리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고, 그는 훗날 이렇게 회고했다.

 

“나는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의 삶에 지나치게 개입했습니다. 신처럼 행동하려 했던 것은 내 자신이 빠진 망상이었습니다.” 1964년, 밀턴 로키치는 실험 내용을 담은 책 입실랜티의 세 명의 그리스도를 출간했다. 그는 후에 “망상을 치료하기 위해 타인의 삶을 흔드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고 인정하며 연구에 대한 사과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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