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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줄기세포로 만든 ‘보디오이드’, 인간 없이 인간을 만들다

by 아이디어박람회 2025.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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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의학은 눈부신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3D 프린터로 간을 출력하는 데 성공!", "노화된 쥐의 회춘을 이뤄냈다!" 같은 소식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그러나 정작 사람에게 적용이 됐다는 이야기는 들을 수 없다.

 

줄기세포로 만든 ‘보디오이드’, 인간 없이 인간을 만들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쓸 수 있는 몸이 없다

 

인간의 몸, 생체 샘플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약을 개발하려면 필연적으로 인체 실험이 필요하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성공하더라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없이는 절대 상용화될 수 없다. 그런데 정작 필요한 인체 실험에 참여할 사람들은 늘 부족하다.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년씩, 때로는 10년 이상을 기다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장 이식의 경우는 무려 15년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미국의 과학자들이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그것이 바로 '보디오이드(bodyoid)'라는 기술이다. 줄기세포를 이용해 의식과 사고력, 통증 같은 감각이 전혀 없는 '인간의 스페어 몸'을 만들어내자는 것이다. 이 기술이 성공하면 의학 연구에 필요한 인체를 사실상 무한히 공급할 수 있고,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수많은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보디오이드는 말 그대로 인간의 몸 그 자체다. 그러나 생각하거나, 고통을 느끼거나, 감정을 가지는 일은 전혀 없다. 순수하게 '살아있는 육체'일 뿐이다.

 


인간을 배양하다

 

최근 바이오테크놀로지의 발전 덕분에, 과학자들은 줄기세포로 인간 초기 배아와 유사한 구조물을 만드는 데 성공했고, 인공 자궁 기술 역시 급격히 발전해 체외에서 태아를 키우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점점 꿈이 현실이 되어가는 중이다. 이 기술이 실현된다면 개인 맞춤형 치료와 장기 이식도 가능해질 것이다.

 

환자 본인의 세포로 만든 보디오이드를 이용하면, 평생 면역 억제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인간용 의약품 개발에 희생되던 수많은 실험동물들이 더 이상 희생되지 않아도 된다. 심지어 이 기술을 가축에 응용하면, 동물이 고통을 느끼지 않는 방식으로 식육을 생산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과학자들조차도 이 기술이 과연 완벽하게 실현 가능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한다. 기술적인 장벽도 높다. 줄기세포에서 배양한 인간 배아가 체외에서 성인의 몸까지 온전히 자랄 수 있는지는 아직 미지수다. 설령 만들어낸다고 하더라도 뇌 없이 육체가 생존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실제 사람과 동일하게 기능할 수 있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어려운 건 ‘윤리’라는 이름의 장벽

 

게다가 이 기술을 현실화하는 데 필요한 비용과 시간도 엄청날 수밖에 없다. 경제적, 상업적으로 이 기술이 정말 실현 가능한지 여부도 아직 알 수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윤리적인 부분이다. 과연 인간의 몸을 단순히 "물건"처럼 취급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의식이나 감정이 없다 하더라도 인간의 몸을 세포 하나에서부터 인공적으로 배양하는 행위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과학자들은 오히려 보디오이드가 기존의 윤리적 문제를 해소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동물 실험이나 가축 사육 같은 윤리적 논란을 보디오이드가 대신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지금 당장 보디오이드 기술 개발을 서두르지 않는다. 대신 이 기술의 윤리적, 사회적 영향을 충분히 논의하고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한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과감한 비전이 없으면 의학은 발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디오이드라는 기술이 실제로 현실이 될지, 아니면 결국 환상 속의 기술로 남게 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과 실험실에서 죽어가는 동물들의 고통은 현실이라는 점이다.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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