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살다 보면 가끔씩 컵라면이나 감자칩, 단팥빵 등과 같은 초가공식품을 자주 찾게 되곤 한다.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고, 오래 보관할 수 있으니까 편하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음식만 주구장창 먹으면 나중에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망가질 수 있다고 한다.
호주 디킨대학교(Deakin University) 연구팀은 23년 동안 식습관과 정신 건강 간의 관계를 조사했는데, 초가공식품을 많이 먹는 사람일수록 장기적으로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고통을 더 많이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걸 발견했다. 심지어 성별, 나이, 학력, 경제적 여건까지 모두 따져봤는데도 결과는 똑같았다고 한다.
이 연구 결과는 2023년 8월 15일 학술지 "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에 실렸다.
초가공식품이 우을증 위험 발병을 높인다?
우울증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 자체가 힘들 정도로 극심한 슬픔이나 절망감을 느끼고, 의욕도 떨어지고, 좋아하던 일마저 시들해진다. 식욕이 사라지거나 잠을 제대로 못 자는 것도 흔한 증상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전 세계 우울증 환자 수가 이미 3억 2,200만 명을 넘어섰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식습관과 우울증의 연관성에서 초점을 맞췄다. 우울증을 유발하는 다른 요인들과 달리 먹는 습관은 비교적 쉽게 바꿀 수 있으니, 평소 식습관 중에서도 특히 질이 낮다고 알려진 ‘초가공식품’을 들여다봤다. 초가공식품은 설탕, 소금, 지방을 엄청 많이 넣고 거기에 각종 인공첨가물을 섞어서 만든 음식이다. 대표적인 게 컵라면, 과자류, 아이스크림, 냉동피자 같은 제품들이다.
누구나 자주 먹는 친숙한 제품이지만, 건강에 썩 좋지 않다는 건 다들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것이다. 연구팀은 초가공식품 섭취량과 나중에 나타날 우울증 위험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호주 멜버른에서 진행된 ‘멜버른 공동 코호트 연구(Melbourne Collaborative Cohort Study)’ 자료를 분석했다.
10년 뒤 우울증 위험이 14% 높아진다
이 연구는 암이나 당뇨병 같은 비전염성 질환과 생활습관 간의 관련성을 알아보는 큰 규모의 연구였는데, 참가자는 호주에 거주하는 27세에서 76세까지 총 23,299명에 이른다. 연구가 처음 시작된 1990년대 초반에 참가자들의 식습관과 정신적 상태를 조사하고, 10년이 넘게 지난 2000년대 초반에 다시 정신 건강 상태를 확인해봤다.
그랬더니 초가공식품을 가장 많이 먹었던 상위 25% 사람들은 가장 적게 먹었던 하위 25% 그룹에 비해, 나중에 정신적 고통을 겪을 위험이 14%나 높게 나왔다고 한다. 이런 결과를 두고 "초가공식품을 많이 먹는 사람은 애초에 생활 수준이 낮거나, 운동을 안 하거나, 스트레스가 많아서 그렇다"고 반박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런 모든 요소들을 다 고려해서 다시 분석해봐도 결과는 똑같았다고 한다.
단백질이나 식이섬유가 부족하고 과일과 채소를 거의 먹지 않는 습관도 우울증과 연결돼 있었다고 하니, 먹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요즘 내가 컵라면이나 과자를 너무 자주 먹었네…" 싶다면 지금이라도 조금씩 습관을 바꿔보는 게 좋겠다.
초가공식품을 아예 끊는 게 쉽진 않지만, 미래의 건강을 생각하면 충분히 노력할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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