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어느 번화한 거리 한편에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기이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평범한 경찰관 옆에서 함께 순찰을 도는 구형 로봇 하나가 있었으니, 바로 중국이 도입한 AI 탑재 순찰 로봇 ‘RT-G’였다.
SF의 세계가 현실로, 중국 AI 로봇 경찰 로보캅 도입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설마 진짜?” 하는 반응이 많았지만, 이제는 실제로 거리에서 굴러다니며 범죄를 감지하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니, 말 그대로 SF 영화 속 장면이 눈앞에서 재현되는 셈이었다. 이 RT-G라는 녀석, 생김새부터 범상치 않다. 지름 약 1미터 남짓한 둥근 몸체는 언뜻 보면 거대한 철제 공처럼 보이는데, 그냥 굴러다니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물속에서도 움직이고, 울퉁불퉁한 지형이나 진흙탕에서도 끄떡없다는 것이다. 최대 시속 35km, 4톤에 달하는 충격에도 끄떡없다 하니 웬만한 충돌쯤은 애교로 견뎌낼 만한 거대한 ‘스틸 볼’ 같은 느낌이다. 이렇게 듣다 보면 “이거 무슨 로봇 액션 영화의 한 장면 아니야?”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마련이다.
실제로 중국의 로보틱스 기업 ‘Logon Technology’와 저장대학이 공동 개발한 이 로봇은 단순히 순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범죄를 감지하고 용의자를 저지하는 능력까지 갖췄다고 한다. 그 핵심은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 이미 알려진 범죄자의 얼굴을 프로그램에 입력해두면, 이 로봇이 사람들 사이를 굴러다니다가 해당 인물을 감지하는 순간 바로 추적 모드로 돌입한다.
상대방이 황급히 도망치면 어쩌냐고? RT-G는 가벼운 야구방망이 공격 따위는 우습게 버틴다니, 범죄자 입장에서 대충 한 대 때리고 도망치기에도 난감한 상대다. 게다가 막다른 골목에 몰아넣으면 내부에 장착된 네트건으로 그물을 던져 버린다고 하니, 상상만 해도 이건 웬 생생한 액션 씬인가 싶다.
SNS와 커뮤니티 반응, 기대와 회의
처음 RT-G가 공개된 건 2024년 10월. 그 당시 해외 커뮤니티인 레딧에서는 반응이 참으로 다양했다. “이거 영화 ‘오블리비언’에서 본 것 같은데?” “계단은 어떻게 올라가려고? 그냥 미끄러질 것 같은데.” “아, 이거 옆에서 그냥 살짝 밀면 넘어가는 거 아냐?” 사람들은 이런저런 조롱과 의심을 쏟아냈다. 또 어떤 이는 “나무배트로 때렸다고 강한 게 증명되진 않는다. 샷건으로 한 번 갈겨봐야 진짜인지 알겠다”는 둥, 조금은 과격한 실험을 요구하기도 했다. 게다가 10년 전 미국 업체가 발표했던 비슷한 구형 로봇 프로토타입을 그대로 베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그렇다 해도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로봇견이 불과 10년 만에 실제 경찰 업무에 투입된 전례를 떠올려보면, 지금은 아직 미완성처럼 보여도 언젠가 RT-G도 대단한 진압 도구가 될지 모른다. “10년 후면 강력한 그물에 최루가스까지 장착해서 사람들을 진압할 수도 있다”는 말도 농담처럼 들리지만, 기술 발전 속도를 생각하면 마냥 허무맹랑한 얘기만도 아니다.
RT-G 약점
물론 RT-G에 약점이 없는 건 아니다. 계단이나 가파른 경사를 어떻게 오를지, 장기간 사용할 때 내구성 문제는 없는지, 자율주행이 완벽하지 않아 결국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생기지 않겠냐는 의문도 끊이질 않는다. 무엇보다 가격과 유지보수 비용이 너무 비싸다면, 결국 ‘돈만 잡아먹는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2개월 후인 12월, 실제로 중국 시내 어딘가에서 인간 경찰관과 함께 순찰하는 RT-G의 모습이 목격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게 시험운용인지, 정식 배치인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중국이 이 로봇에 거는 기대가 상당한 것만은 분명하다.
실전 테스트와 향후 전망
SNS를 타고 퍼져 나가는 RT-G의 순찰 영상은 “중국의 새로운 치안 혁신”이라는 소문까지 불러일으켰다. 그러고 보면 이런 구형 로봇, SF 영화나 게임 속에서 한 번쯤 봤을 법하다. 하지만 스크린을 뚫고 현실로 나온 로봇이 실제로 범죄자를 쫓고, 주변을 감시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니 기묘하면서도 묘하게 설레는 기분이다.
물론 설렘보다는 우려가 더 클 수도 있다. 사람들은 “진짜일까? 네트건으로 사람을 잡는다고?”하고 의문을 제기하지만, 기술이란 늘 상상과 현실의 간극을 줄여왔다. 시간이 흐르면 이것도 점점 더 익숙해지는 풍경이 될지 누가 알겠는가. 일단 지금으로선 이 RT-G가 얼마나 실용적일지, 과연 층간 거주나 계단 같은 환경적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지, 진짜 범죄 현장에서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작동할지 궁금할 따름이다.
그 궁금증은 아마 앞으로 더 많은 목격담이나 시연 영상, 그리고 결과 보고서들이 나오면서 차차 해소될 것이다. 아무튼 10년 전엔 상상도 못했던 로봇 경찰 조수가, 이제 거리에서 굴러다니며 감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쯤 되면 정말로 SF가 현실을 닮아가는 시대가 왔다는 말, 그냥 헛소리는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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