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EALTH

외출 이동의 50% 이상이 자동차로 이동하면 삶의 만족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밝혀져

by 아이디어박람회 2024. 12. 21.
반응형

언젠가 당신도 이런 생각을 해봤을지 모른다. “요즘 왜 이렇게 차를 많이 타지? 진짜 꼭 필요한 거리도 아닌데, 습관처럼 운전대를 잡고 있네.” 사실 현대 사회에서 자동차는 편리함의 상징이다. 거리와 시간을 단축해주고, 날씨에 구애받지 않으며, 원하는 곳을 쉽고 빠르게 갈 수 있다.

 

외출 이동의 50% 이상이 자동차로 이동하면 삶의 만족도가 낮아져

 

자동차의 과도한 사용은 삶의 만족도를 낮출까?

 

그런데 한편으로, 편리하기만 할 것 같은 이 자동차가 우리의 일상적 행복감을 조금씩 갉아먹고 있을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24년 11월 19일,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교(ASU)의 연구팀이 학술지 "Travel Behaviour and Society"에 발표한 논문이 눈길을 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상적인 외출 이동 중 절반 이상을 자동차로 해결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생활 만족도가 유의하게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게 정말일까?”라고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우리는 자동차가 가져다주는 편리함과 자유를 어느 정도 당연하게 여겨왔다. 하지만 이 연구는 우리가 너무나 의례적으로 누려온 자동차 중심의 생활이, 오히려 내면의 만족감과 행복감을 희석시키고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사실 ‘생활 만족도’라는 개념은 그동안 주로 직업, 인간관계, 경제 상황, 여가 활동, 주거 환경 등 우리 삶을 둘러싼 거대한 틀 안에서 논의되어왔다.

 

회사에서 승진하고, 연봉이 오르고, 친구나 연인과 사이가 좋고, 적당한 여가를 즐기며, 아늑한 집과 깨끗한 동네에 살면 “난 지금 제법 괜찮은 삶을 사는 것 같아”라고 느끼게 되는 법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연구자들은 우리의 ‘이동 방식’도 이런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핵심 변수가 아닐까 하는 새로운 시각을 내놓고 있다.

 

자동차는 분명 시대를 대표하는 발명품이다. 차 한 대 있으면 통근도 편해지고, 장보기나 외식, 주말 나들이까지 해결된다. “편하니 좋다”는 감정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런데 연구자들은 여기서 반문한다. “너무 많이, 너무 자주 차를 타는 게 과연 우리에게 득만 되는 일인가?” 실제로 도보나 자전거로도 충분히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마저 무심코 차를 몰고 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운동 부족에 시달릴 수 있다. 좀처럼 몸을 움직이지 않으니 체력은 떨어지고, 피곤함은 늘어만 간다.

 

 

 

게다가 가솔린 값, 차량 정비나 세차 비용 등 자동차 유지비는 적지 않다. 어느 날 문득 통장 잔고를 보고 “내가 왜 이렇게 돈을 많이 썼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뿐 아니다. 도심 교통 체증 한가운데서 시끄러운 경적 소리에 신경이 곤두서고, 답답한 정체 속에 진땀을 빼며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도 적지 않다.

 

ASU 연구팀은 미국 전역, 도시나 교외에 거주하는 성인 2,155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조사를 기반으로 이 문제를 살폈다. 시기 역시 비교적 최근인 2022년 11월, 코로나 이후의 생활 패턴이 어느 정도 정착된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설문에는 이동 수단 선택 이유, 통근 패턴, 자동차 활용 정도, 그리고 각자의 생활 만족도 평가 등이 포함되었다.

 

응답자의 성별, 연령, 경제 사정 등 인구통계학적 변수도 꼼꼼히 기록되었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자동차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특히 일상적 외출 이동의 50% 이상을 자동차에 의존하는 순간부터 생활 만족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마치 어떤 ‘임계점’을 넘어서면, 더 이상 편리함이 ‘즐거움’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연구자들은 이를 두고 “예상했던 바가 그대로 드러났다”고 설명한다. 운동 부족이 기분을 가라앉히고, 자동차 관련 지출이 쌓이면서 경제적 압박감을 느끼게 되며, 교통 체증으로 인한 소음과 스트레스가 전반적인 심리 상태를 흔들어놓는 악순환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일까?

 

연구자들은 아주 단순한 제안을 내놓는다. “가까운 곳은 걸어서 가보자. 자전거를 타고 가도 괜찮다.” 예를 들면 집 근처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우체국 정도라면 굳이 차를 몰지 않고 두 발로 혹은 두 바퀴로 이동하는 습관을 들여보라는 것이다.

 

처음엔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한 번 움직일 때마다 기분이 상쾌해지고, 가벼운 운동으로 몸도 가뿐해질 수 있다. 돈은 돈대로 아끼고, 교통 소음에서 멀어지면 자연스레 스트레스도 줄어든다. 무엇보다 우리가 무심히 흘려보냈던 동네 풍경들을 다시 눈여겨볼 기회가 생긴다.

 

“아, 이 골목에 이런 가게가 있었나?”, “오, 이 계절에 이 나무가 이렇게 아름답게 물들었군!” 우리는 차 안에서 미처 바라보지 못한 일상의 즐거움을 다시금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VIA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