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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URE

아마존 열대우림이 전 세계 기후에 끼치는 영향

by 아이디어박람회 2024.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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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4일자 "네이처(Nature)"지에 실린 한 연구 결과에서 아마존 열대우림전 세계 기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아마존 열대우림이 전 세계 기후에 끼치는 영향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풍기는 쾌적한 향기의 정체

 

자, 생각해보자. 한여름 숲길을 걷다가 후텁지근한 공기 속 어딘가에서 불쑥 풍겨오는 상쾌하고 달콤한 숲 내음. 이 낯익은 향기가 사실은 ‘테르펜(terpene)’이라는 휘발성 유기화합물 덕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오렌지, 레몬 같은 시트러스 과일에서 페퍼민트 같은 허브 향까지, 우리가 “아, 상큼하다” 하고 느끼는 그 순간, 사실은 식물들이 내뿜는 테르펜에 반응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 테르펜이 단순히 사람의 코를 즐겁게 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지구 기후 시스템에까지 커다란 발자국을 남긴다는 사실이다.

 

테르펜을 이루는 핵심 분자 중 하나인 이소프렌(isoprene)이라는 물질은 매년 전 세계 식물들에 의해 5억~6억 톤씩 대기로 쏟아져 나온다. 그런데 이 중 4분의 1 이상이 아마존에서 나온다면 어떻겠는가? 이 아마존산 이소프렌이 단순히 공기 중에 흩어져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대기 상층부로 쓸려 올라가 ‘구름’을 만드는 핵심 씨앗 역할을 한다니 말이다. 지금까지 학자들은 이소프렌이 너무나 반응성이 커서, 지표 부근에서 ‘하이드록실 라디컬(OH 라디컬)’이라는 활성 산소종에 의해 금세 분해되어 상부 대기까지 도달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왔다.

 

번개에 흡수된 이소프렌이 아마존 상공에서 구름이 되는 과정

 

아마존 숲의 향기는 뇌우에 의해 높은 고도로 빨려 올라가 구름을 만들어낸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자연의 과정이다.

 

 

하지만 아마존 상공에서 벌어지는 자연의 장면은 좀 달랐다. 해가 진 밤, 우거진 열대우림 위로 번개와 천둥을 동반한 뇌우가 몰려온다. 이 뇌우는 마치 거대한 청소기처럼 이소프렌을 8~15km 상공까지 빨아올린다. 그리고 날이 밝으면, 지표면에서와는 전혀 다른 화학반응이 펼쳐진다.

 

번개로 생성된 질소 산화물과 하이드록실 라디컬이 결합해버리는 바람에 이소프렌은 파괴되지 않고 살아남는다. 그렇게 미세한 에어로졸 입자를 형성한 이소프렌은 응결핵으로 진화하며, 수천 km 떨어진 지역까지 바람을 타고 이동하며 구름 형성에 기여한다. 이쯤 되면 이야기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감이 올 것이다.

 

하지만 이소프렌과 테르펜이 벌이는 이 기후 드라마는 전 지구적이다. 구름은 단순히 하늘을 장식하는 하얀 솜뭉치가 아니다. 구름은 태양 빛을 적절히 가리고, 지구에서 새어나갈 열을 잡아두며, 기후 균형을 조절한다. 즉, 아마존 숲 속에서 풍겨나오는 은은한 향이 궁극적으로 전 세계 날씨와 기후 패턴을 좌우한다는 얘기다.

 

아마존 열대우림을 지켜야 하는 이유

 

그러나 문제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점점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숲이 줄어든다는 것은 단지 이산화탄소 흡수원이 사라지는 것 외에, 이소프렌 방출량과 물 순환이 꼬여버리면서 구름 형성 패턴이 변하고, 이는 곧 지구온난화를 가속시킬 수 있다.

 

그 파장이 얼마나 심각할지는 아직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이번 연구를 위해 과학자들은 새벽 해 뜨기 두 시간 전부터 비행기를 띄워 아마존 상공 대기를 직접 측정했고, CERN(유럽 원자핵공동연구소)의 실험 장비를 동원해 태양광에 따른 화학 반응을 재현했다.

 

그 과정에서 대기 중 미량의 황산이나 요오드 옥소산만 있어도 이소프렌 에어로졸 형성이 무려 100배나 빨라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상상보다 더 복잡하고 섬세한 기후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음을 말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아마존의 테르펜과 이소프렌 이야기는 우리가 단순한 숲의 향기에서 전 지구적 기후 변화까지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가 아마존을 지켜야 할 이유는 단지 푸른 숲을 감상하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미래 기후 안정성을 지키기 위한 필수 과제라는 뜻이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숲을 지키는 일, 그것은 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결국 우리 모두의 삶과 직결된 문제다. 이제, 그 숲속 바람 한 점, 테르펜 한 분자가 펼쳐내는 거대한 기후 서사에 조금 더 귀를 기울여볼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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