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위치한 자동차 브랜드 OMODA의 전시장에, 사람처럼 고객을 응대하는 AI 휴머노이드 로봇이 정식 직원으로 등장했다. 이 로봇의 이름은 '모린(Morine)'으로, 중국의 자동차 제조업체인 치루이(체리) 자동차(Chery Automobile)가 개발한 인공지능 로봇이다. 모린은 유창한 화술로 차량에 대한 설명은 물론, 시승 안내까지 도와주는 ‘영업사원’ 역할을 해낸다.
현실 세계로 걸어나온 디지털 캐릭터 모린
원래 메타버스와 버추얼 휴먼 기술을 활용해 탄생한 가상 캐릭터였다. 실체가 없는 디지털 존재였지만, 홍보용 애니메이션이나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점차 인기를 끌게 되었다. 이후 치루이(체리) 자동차는 모린에게 실제 물리적 몸을 부여해 현실 세계에서도 활동하게 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그 결과 2025년 상하이 모터쇼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버전의 모린을 정식으로 공개했다.
직접 움직이며 자동차 딜러처럼 차량 판매를 도와주는 모린
모린의 신체에 해당하는 이 로봇은 ‘AiMOGA(아이모가)’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AI(인공지능)와 MOGA(Multi-Objective Genetic Algorithm, 다목적 유전 알고리즘)의 합성어로, 치루이(체리) 자동차가 그간 축적해온 자율주행, 환경 인식, 제어 시스템 등의 기술이 AiMOGA에 집약되어 있다.
이 로봇은 음성, 영상, 주변 환경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하는 멀티모달 센싱이 가능하다. 덕분에 고객의 제스처나 목소리, 쇼룸의 상황 등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으며, 생체역학 기반의 모션 시스템 덕분에 손을 움직이고 똑바로 걷는 등 사람처럼 자연스러운 동작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여러 대의 로봇이 함께 협력해 접수와 안내를 수행하는 ‘멀티 로봇 연동 기능’도 탑재되어 있다.
모린의 지능에는 중국 항저우에 본사를 둔 인공지능 기업 ‘Deepseek’가 개발한 대규모 언어 모델이 탑재되어 있다. 이 덕분에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며, 방문한 고객 각각의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단순히 차량 매뉴얼을 읽는 게 아니라, 차량의 기능과 사양을 설명하고, 시승 요청에도 매끄럽게 대응하면서 마치 실제 인간 직원과 이야기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상담이 가능하다.
“곁에 있는 AI”를 향해 진화하는 로봇
AiMOGA 로봇 버전의 모린은 2023년 첫 공개된 이후, 2024년에는 전 세계 다양한 국제 행사에 출품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2025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위치한 OMODA 전시장에서 자동차 딜러로 정식 채용되기에 이르렀다.
치루이(체리) 자동차는 앞으로는 쇼핑몰, 영화관, 전시회 등 다양한 공공장소에 모린을 투입해 고객 서비스 어시스턴트로 활용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가정, 학교, 노인 요양시설처럼 보다 ‘사람다운 대응’이 요구되는 공간으로의 진출도 구상 중이다. 그들의 최종 목표는 “일상 속 옆에 있는 AI”, 즉 생활 속 파트너로 자리 잡는 인공지능의 구현이다. 그리고 모린은 그 미래상을 상징하는 존재로,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진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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