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ECH & SCIENCE

'기억에 남는 사진'과 '금방 잊혀지는 사진'의 차이점은?

by 아이디어박람회 2025. 2. 22.
반응형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은 몇 년이 지나도 선명하게 떠오르는데, 어제 SNS에서 스크롤하다 본 광고 이미지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그런데 어떤 사진이 머릿속 깊이 남고, 어떤 사진은 순식간에 사라지는 걸까?

 

'기억에 남는 사진'과 '금방 잊혀지는 사진'의 차이점은?

 

 

이 연구 결과는 2025년 2월 10일, 학술지 "Psychophysiology" 에 발표되었다.

 

어떤 사진이 기억에 오래 남을까?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수백 장의 사진을 본다. SNS, 뉴스 기사, 광고, 거리의 포스터까지 하지만 그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극히 일부다. 어떤 이미지는 오래도록 뇌리에 남는데, 어떤 이미지는 몇 초 만에 잊힌다.

 

그 차이는 뭘까? 밝고 화려한 사진이 기억에 더 오래 남을까? 사람이 등장하는 사진이 더 잘 기억될까? 강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사진이 오래 남을까?

 

예를 들어, 간단한 숫자인 3자리 숫자를 기억할 때보다 7자리 숫자를 기억할 때 동공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일본 니가타 대학교의 "니이미 료스케" 박사는 "사진을 볼 때 동공 크기의 변화를 분석하면, 기억에 남는 사진의 특징을 더 정확히 알 수 있을 것" 이라고 가설을 세웠다.

 

동공 크기와 기억력, 어떤 관계가 있을까?

 

우리의 동공(눈동자 중앙의 검은 부분)은  빛의 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감정, 집중, 기억과 같은 정신적 활동에 따라 크기가 변한다. 예를 들어, 놀라거나 두려움을 느낄 때 동공이 확장된다. 어려운 문제를 풀 때도 동공이 더 커진다. 기억해야 할 숫자가 많을수록 동공이 더욱 커진다.

 

동공의 변화는 단순한 시각적 반응이 아니라, 뇌의 인지 활동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억에 남는 사진을 볼 때도 동공이 다르게 반응할까?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니이미 료스케' 박사는 사람들이 사진을 볼 때 동공 크기의 변화를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어떤 사진을 보면 동공이 커질까?

 

연구팀은 36명의 실험 참가자를 모집해, 그들에게 수백 장의 사진을 2.5초씩 보여주었다.

 

사진 선정 기준

 

  • 기억하기 쉬운 정도가 수치화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억에 남기 쉬운 사진과 기억하기 어려운 사진을 선택
  • 사진의 밝기를 통일하여, 단순한 빛의 영향을 배제
  • 공포·놀람 같은 감정적 요소가 포함된 사진은 제외

 

실험 과정

 

1단계 – 기억 실험 : 참가자들에게 사진을 기억하도록 요청

2단계 – 기억 테스트 : 이후 본 사진을 얼마나 정확히 기억하는지 테스트

3단계 – 자유 관찰 : 참가자들에게 별다른 지시 없이 사진을 보게 함

 

각 실험에서 참가자들의 동공 크기 변화를 정밀하게 측정했다.

 

"기억에 남는 사진"을 보면 동공이 커진다

 

모든 실험에서 기억에 남기 쉬운 사진을 볼 때 동공이 커지는 현상이 확인되었다. 특히 "그냥 사진을 보는 자유 관찰 실험"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기억할 이미지를 선택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이 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뇌가 이미지를 볼 때, 기억할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고 있다는 증거이며, 무의식적으로도 기억에 남을 이미지를 선별하고 있을 가능성 있다. "동공이 커지는 것이 기억을 돕는 것이 아니라, 기억될 이미지일 때 자연스럽게 동공이 커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매커니즘은 현시점에서는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다. 단지 동공의 변화는 기억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라고 추측할 뿐이다. 동공이 커짐으로써 기억하기 쉬워지는 것이 아니라, 기억에 남기 쉬운 사진을 볼 때 나타나는 인지처리의 부수 효과로 동공이 커진 것으로 생각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보는 수많은 사진과 영상 속에서도, 뇌는 어떤 이미지는 오래 간직하고, 어떤 이미지는 즉시 버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순간, 우리의 동공은 기억할 이미지를 찾으며 조용히 반응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REFERENCE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