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를 맞으며 컸기 때문에 정신력도 강해졌고,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최근 연구에서는 부모의 강압적이고 폭력적 훈육이 아이를 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성격을 어둡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스페인의 미겔 에르난데스 대학교(UMH) 연구진은 부모의 양육 방식이 성인이 된 후의 성격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했는데,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심리적·신체적 폭력을 경험한 아이들은 성인이 된 후 '다크 테트라드(Dark Tetrad)'라 불리는 4가지 성격 특성을 가질 확률이 높았다.
이 연구 결과는 2025년 2월 11일, 심리학 학술지 "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에 게재되었다.
'다크 테트라드(Dark Tetrad)'란?
우리는 일상 속에서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과 마주한다.
자기중심적인 사람, 타인을 조종하려는 사람, 공감 능력이 부족한 사람…. 이들 중 대표적인 4가지 성격 유형을 묶어 '다크 테트라드(Dark Tetrad)'라고 부른다.
- 나르시시즘(Narcissism) – 과도한 자기애와 자아도취
- 마키아벨리즘(Machiavellianism) –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조종 성향
- 사이코패시(Psychopathy) – 감정 공감 부족, 충동적 행동, 반사회적 성향
- 새디즘(Sadism) – 타인의 고통에서 쾌락을 느끼는 성향
그렇다면 이런 어두운 성격은 어디에서 비롯될까?
기존 연구들은 유전과 환경이 성격 형성에 함께 작용한다고 설명해 왔다. 예를 들어, 사이코패시는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도 있지만, 부모의 양육 방식이 아이의 성격 형성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 충분하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엄격한 훈육이 '다크 테트라드' 성향을 키우는지 분석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어떤 훈육 방식이 ‘다크 테트라드’로 이어질까?
연구팀은 18세부터 80세까지 성인 남녀 37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받은 훈육 방식에 대한 응답을 받았고, 현재 본인의 성격 특성을 측정하는 심리 검사 수행했다.
심리 검사에서는 다음과 같은 문장을 보고 동의 여부를 평가하도록 했다.
"나는 타인보다 뛰어난 리더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조종당하는 존재라고 본다."
"내가 통제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연구팀은 부모의 훈육 방식을 4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비폭력적 훈육 – 논리적으로 설명하며 가르치는 방식
심리적 공격 – 고함, 욕설, 위협적인 언행
경미한 신체적 체벌 – 손바닥으로 엉덩이를 때리거나 머리를 찰싹 치는 행위
심각한 신체적 폭력 – 목을 조르거나 주먹으로 때리는 등 강한 신체적 학대
폭력적 훈육, 아이를 ‘다크’하게 만든다?
어릴 때 부모에게 심리적 공격(고함·욕설·위협)을 자주 당한 사람들은 사이코패시와 새디즘 성향이 강했다.
어릴 때 심각한 신체적 폭력(구타·목 조르기 등)을 당한 사람들은 나르시시즘과 마키아벨리즘 성향이 높았으며, 비폭력적 훈육을 받은 사람들은 다크 테트라드 성향과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었다.
어릴 때 부모로부터 심리적·신체적 폭력을 경험한 아이들은 성인이 된 후 타인을 조종하려 하거나 공감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될 확률이 높았다는 것이다.
정말 아이를 강하게 만들까?
이 연구 결과는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훈육이 아이를 강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타인을 조종하거나 공감 능력이 부족한 사람으로 만들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말한다. 아이들은 부모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를 흡수하며 자란다. 부모가 지속적으로 고함을 지르고, 강압적인 훈육을 한다면 아이는 성인이 되어 타인을 조종하거나 감정 공감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엄격한 훈육이 항상 나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모가 자녀에게 무의식적으로 심리적 압박이나 폭력을 가하는 것은 아이의 성격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강압적인 훈육이 무조건 ‘강한 아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타인을 조종하거나 공감하지 못하는 성격을 만들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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