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지구의 대륙들은 지금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남극, 인도 등은 모두 하나의 거대한 초대륙, 곤드와나에 속해 있었다. 이 초대륙의 존재를 입증하는 증거들 중 하나는 바로 공룡들의 발자국이다.
| 고생물학자 팀이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에서 발견한 260개 이상의 공룡 발자국이 일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내다
이 발자국들은 약 1억 2000만 년 전, 고대 강가나 호숫가의 진흙이나 퇴적물에 남겨진 것이다. 공룡 발자국은 '트레이스 화석'이라는 종류로 분류된다. 트레이스 화석은 생물의 활동 흔적을 기록한 것으로, 공룡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어떻게 생활했는지를 알려준다. 이 발자국들은 주로 두 발로 걷는 세 발가락을 가진 육식 공룡 그룹인 수각류의 것이며,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나 알로사우루스처럼 잘 알려진 공룡들이 속한다. 또한, 용각류나 조반류 공룡의 발자국도 수백 개 발견되었다고 한다.
브라질의 소우자 분지와 아프리카 카메룬에서 발견된 이 발자국들은 현재 4,828km 이상 떨어져 있는 두 대륙에서 발견되었다. 하지만 기니 만을 따라 아프리카 해안선을 보면, 브라질과 카메룬의 지형이 서로 딱 맞아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발자국들이 현재는 대서양으로 갈라진 두 지역에서 발견되었다는 점은 과거 두 대륙이 하나의 대륙으로 연결되어 있었다는 증거가 된다.
남메소디스트 대학교의 고생물학자 루이스 제이콥스 박사는 이번 연구에 대해 “과거 두 대륙이 좁은 부분으로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곳에 서식했던 동물들이 서로 다른 지역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한다. 이 말은 공룡들이 지금의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초대륙을 자유롭게 돌아다녔음을 알 수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2021년에 한 고생물학 팀이 공룡의 발자국을 분석하여 그들의 이동 속도를 계산한 결과, 공룡들이 시속 약 45km로 이동했다는 점이다. 이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간의 속도와 거의 비슷하다.
이러한 발자국들이 현재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에 남아 있다는 사실은, 지구가 한때는 하나의 거대한 대륙으로 이어져 있었고, 그곳에서 다양한 생명체들이 살아가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결국, 공룡 발자국이라는 작은 흔적 하나하나가 과거 지구의 모습을 재구성하는 단서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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