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오랜턴(jack-o’-lantern)이라는 용어는 처음에는 호박이 아닌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었다. 1663년까지 이 용어는 랜턴을 들고 있는 남자나 야경 근무자를 의미했으나, 약 10년 후에는 늪지대나 습지에서 밤에 보이는 신비로운 불빛을 지칭하는 데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유령 불빛은 잭오랜턴, 핍크퍽, 시체 양초 등 여러 이름으로도 불렸지만, 실제로는 부패하는 식물 물질에서 발생하는 메탄 가스와 같은 가스가 공기 중에서 발광하면서 생겨나는 현상이다. 이러한 과학적 원리가 알려지기 전까지 사람들은 이러한 불빛의 원인을 설명하기 위해 다양한 전설과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 인색한 잭 이야기
아일랜드에서는 1500년대부터 '잭'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한 전설이 전해져 내려왔다. 인색한 잭(Stingy Jack)은 대장장이로 묘사되며, 술을 마시기 위해 악마를 초대했다. 잭은 자신의 주머니에서 술값을 내기 싫어 악마에게 동전으로 변신하게 설득했지만, 값을 지불하지 않고 악마를 가두었다. 이를 통해 잭은 악마와 여러 차례 거래를 하게 되었으며, 결국 잭은 죽음 후 천국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지옥의 문에서 거부당하게 되었다. 대신, 악마는 잭에게 길을 밝힐 단 하나의 불타는 석탄을 주었고, 잭은 이를 파낸 순무에 넣어 지구를 떠돌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이로 인해 아일랜드의 늪지대에서 목격되는 유령 불빛은 잭의 랜턴이라 여겨지게 되었고, '잭 오브 더 랜턴(Jack of the Lantern)' 또는 '잭 오랜턴(Jack O'Lantern)'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 호박 장난의 시작
아일랜드 이민자들이 이 전설을 미국으로 가져오면서,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었다. 영국 제도의 전통인 채소 랜턴 제작 방식은 미국에서 호박을 사용하게 되었다. 호박은 아일랜드에서 사용하던 순무나 비트보다 더 쉽게 구할 수 있었고, 조각하기에도 적합하여 미국에서 빠르게 자리잡게 되었다. 초기에는 호박을 파내고 내부에 촛불이나 나무 불씨를 넣어 랜턴을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은 호박에 얼굴을 조각하여 더욱 공포감을 조성하는 장난을 즐기게 되었다. 이러한 호박 랜턴은 잭오랜턴의 이름을 따서 불리게 되었고, 이는 곧 할로윈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1800년대 중반까지, 호박 랜턴은 할로윈에 빠질 수 없는 장식 요소로 발전했다. 특히 1892년 애틀랜타 시장이 주최한 할로윈 파티에서는 시장의 아내가 여러 호박을 조각하고 내부에 불을 밝혀 파티장을 장식함으로써, 잭오랜턴이 미국 전역의 가정과 공공장소에서 널리 사용되는 할로윈 장식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잭오랜턴은 매년 가을 할로윈 시즌마다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전통적인 장식품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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