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몽, 건강에 좋지만 약과 함께라면 주의해야

많은 사람들이 자몽을 신선하고 건강에 좋은 과일로 알고 있다. 실제로도 비타민 C와 A, 칼륨 등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해 자몽 한 조각이나 한 잔의 주스는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자몽을 섭취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자몽이 특정 약물의 효과를 방해하거나 지나치게 강화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 자몽, 약물과 만나면 어떻게 될까?

 

자몽이 약물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체내에서 약물을 분해하는 효소와의 상호작용 때문이다. 자몽에는 퓨라노쿠마린이라는 화합물이 들어 있는데, 이 성분이 장내 효소인 CYP3A4와 결합해 그 기능을 억제한다. CYP3A4는 여러 약물을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자몽이 이 효소를 억제하면, 약물이 체내에서 제대로 분해되지 않고 혈액 속에 더 많이 남게 된다. 그 결과, 약물 농도가 과도하게 높아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개인의 체질에 따라 CYP3A4의 활성도가 다르기 때문에, 자몽이 미치는 영향도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간 이식 환자가 면역억제제인 타크로리무스를 복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자몽이 많이 들어간 마멀레이드를 일주일 동안 약 1.5킬로그램 섭취한 후, 환자의 혈중 약물 농도가 정상치보다 300% 이상 증가해 신장 기능 장애를 겪은 사례가 있었다.

 

| 약물의 효과를 약화시키기도...

 

반면, 자몽이 약물의 효과를 감소시키는 경우도 있다. 자몽이 장에서 혈액으로 약물을 운반하는 수송 단백질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항히스타민제인 펙소페나딘은 자몽 주스와 함께 복용하면 약물 흡수율이 떨어져 기대했던 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할 수 있다.

 

이는 특히 알레르기나 두드러기 같은 증상이 있는 사람들에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 자몽 섭취, 어떻게 해야 안전할까?

 

그렇다면 자몽을 안전하게 섭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먼저 할 일은 약물 복용 시 제공되는 정보지를 꼼꼼히 읽는 것이다. 많은 약물은 포장지에 자몽을 포함해 피해야 할 음식이나 음료에 대해 명시하고 있다. 만약 정보지가 없거나 버렸다면, 약사나 의사에게 자몽과의 상호작용 가능성에 대해 직접 문의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또한, 자몽의 효과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고혈압 약물인 펠로디핀의 경우, 자몽을 복용하기 하루 전에 섭취했더라도 여전히 약물의 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약물 복용 중이라면 자몽을 섭취하는 시간을 조절하고 충분한 간격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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