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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URE

상처에 약초를 발라 스스로 치료하는 오랑우탄 '라쿠스'

by 아이디어박람회 2024.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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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 방법을 알게 되었을까?

 

 

사람뿐만 아니라 유인원도 약초를 사용해 상처를 치료하는 경우가 있다니요. 어제 발표된 새로운 논문에서는 약용 식물의 특성을 이용해 자신의 얼굴 상처를 치료하려는 수컷 오랑우탄의 모습이 기록되었습니다.

 

동물이 야생에서 약초를 사용하는 모습은 다른 사례에서도 보고된 바 있지만, 식물을 상처에 바르는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입니다. 이 행동은 영장류 연구자인 이자벨 라우머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에 의해 목격되었습니다. 1994년 이후로 연구팀은 인도네시아 보호구역의 열대 우림에 서식하는 약 150마리의 수마트라 오랑우탄을 조사해왔습니다.

 

 

 

상처가 난 곳에만 식물을 바른다

 

 

2022년 6월 말, 연구팀은 평소처럼 관찰 조사를 하던 중 수컷 '라쿠스'를 만났습니다. 라쿠스는 오른쪽 뺨 위쪽에 깊고 아픈 상처가 있었는데, 아마도 다른 수컷과의 싸움에서 다친 것으로 보였습니다. 상처가 생긴 지 3일 후, 라쿠스는 연구팀이 지금까지 본 적 없는 행동을 했습니다. 가까운 식물을 먹고, 씹고, 뱉은 뒤 그 식물 찌꺼기를 상처에 바른 것입니다.

 

연구팀이 수집한 모든 증거와 경과는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되었으며, 라쿠스가 자신이 하는 일을 잘 이해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라쿠스는 식물을 상처 부위에만 바르고 몸의 다른 부분에는 바르지 않았습니다. 이는 의도적인 행동임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7분 동안 충분한 양의 식물 찌꺼기를 만들어 정성스럽게 상처 전체를 덮은 것도 단순한 우연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다음날에도 같은 식물을 먹고 있었기 때문에 그 식물의 효능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라쿠스가 상처에 바른 식물은 피브라우레아 틴크토리아라는 식물로, 그 지역 사람들은 오랫동안 다양한 질병의 전통 치료에 사용해왔습니다. 연구에서도 이 식물이 항균, 항염, 항진균 작용 등 유용한 약리 작용이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증거로, 라쿠스가 이 식물을 사용한 후 상처가 빠르게 치유되었습니다.

 

5일 후에는 상처가 아물었고, 8월 말에는 거의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야생 동물의 자가 치료 행동 사례는 다른 곳에서도 보고된 바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2년 연구에서는 침팬지가 날아다니는 벌레를 잡아 씹고 상처나 집단의 다른 구성원의 상처에 바르는 모습이 기록되었습니다. 또한, 진통이나 치유 작용이 있는 식물을 먹는 동물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논문의 저자에 따르면, 약용 식물을 새로운 상처에 직접 바르는 동물의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라쿠스의 발견에는 여전히 많은 의문이 남아 있는데요. 라쿠스가 처음에 어떻게 이 치료 방법을 배웠는지가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이 식물은 그 지역의 오랑우탄에게는 잘 먹히지 않는 것 같은데, 연구팀이 오랫동안 관찰해온 가운데 다른 부상을 입은 오랑우탄이 라쿠스처럼 이 식물을 사용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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