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건축가라고 불리는 비버는 튼튼한 이빨로 단단하고 큰 나무를 갉아 쓰러뜨리고, 댐과 연못을 만들어 풍부한 생태계를 조성한다. 그런 비버가 나무를 갉다가 잠시 멈추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갉았다가 멈추고, 또 갉았다가 멈추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일시 정지 중인 비버는 멍한 표정을 지으며, 정신을 차린 듯 다시 나무에 이빨을 박는다. 이렇게 멈추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나무를 갉다가 잠시 멈추고 다시 시작하는 비버
Beavers pause while chewing trees to listen for movements so that the tree doesn’t fall on them.. pic.twitter.com/xiUsoiyNGs
— Buitengebieden (@buitengebieden) November 7, 2024
X(구 트위터)와 Reddit에서 업로드가 된 영상은 비버가 두껍고 큰 나무를 갉는 장면이다. 단순히 계속 갉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몇 번 갉는 것을 멈추고 멍한 표정을 짓다가, 다시 정신을 차린 듯 나무를 갉기 시작한다.
나무가 쓰러질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소리를 듣는다
비버는 나무를 갉는 중간에 나무가 쓰러질지 여부를 소리로 확인한다고 한다. 아주 미세한 소리의 차이를 감지할 수 있어서, 나무가 쓰러질 것으로 예상되면 나무에 깔리지 않도록 안전거리를 두는 것이다. 실제로 영상의 후반부 야간 투시 영상에서는 소리를 듣고 피신하는 비버의 모습이 담겨 있다.
나무를 계속 갉고 있을 때는 자신의 갉는 소리만 들리기 때문에 나무에서 나는 미묘한 소리를 들을 수 없다. 그래서 잠시 갉는 것을 멈추고 나무에서 나는 소리를 들음으로써 나무가 쓰러질지를 확인하는 것 같다. 영상을 보면 정말 미세한 나무 소리의 변화를 감지하며, 계속 갉을지 아니면 이쯤에서 멈출지를 판단하는 모습이 보인다.
강력한 이빨을 가진 비버. 갉지 않으면 이빨이 계속 자라난다
비버과에 속하는 비버는 북미와 유라시아에 서식하는 두 종이 알려져 있다. 이들 모두 물가에 서식하며, 능숙하게 댐을 쌓는 것으로 유명하다. 나무를 갉아내고 가지와 진흙 등을 이용해 댐을 만들어 연못이나 물의 흐름을 막아 자신들의 서식 환경을 조성한다.
이를 통해 비버 자신은 물론 다른 다양한 생물이 공존하기 쉬운 환경이 되어, 자연에서 필요한 역할을 하는 존재로 여겨진다. 비버의 앞니는 평생 자라기 때문에 나무를 갉으면서 이를 깎아 적절한 길이를 유지한다고 한다. 이는 설치류 전반에 공통된 특징이며, 만약 갉는 것을 멈춘다면 앞니가 너무 길어져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한다.
비버의 앞니의 에나멜질은 다른 동물들보다 단단하며, 오렌지색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오렌지색은 철분에 의한 것이며, 철을 함유한 에나멜질은 매우 단단해 나무나 단단한 물질을 갉는 데 적합하다고 한다. 또한 매우 강력한 턱 근육을 가지고 있어, 이 근육이 단단한 나무를 갉을 때 큰 힘을 발휘한다. 강한 턱 힘과 단단한 에나멜질의 앞니가 조합되어 비버는 단단한 나무도 갉아 쓰러뜨릴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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