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등을 사용해 피해자를 믿게 하고 현금이나 캐시카드 등을 속여 빼앗는 '보이스피싱 전화' 사기는 전 세계에서 발생하며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눈에는 눈, 사기꾼에게는 AI를. 그래서 영국에서 개발된 것이 사기 대응 채팅 AI 할머니 '데이지'다.
데이지 할머니가 사기꾼으로부터 빼앗는 것은 시간이다. 쓸데없는 이야기나 세상 이야기를 하며 대화를 길게 이어가고, 철저히 긴 통화를 이어가게 만든다. 이것을 반복함으로써 사기꾼들의 시간을 철저히 빼앗고, 그들의 정신적 피로도까지 높여 사기 행위의 효율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긴 대화로 보이스피싱 전화 사기꾼의 시간을 빼앗는 채팅 AI '데이지 할머니'
한국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에서 고령자를 노린 사기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는 75세 이상의 3분의 2 이상이 지난 6개월 동안 한 번 이상 사기꾼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게다가 그 중 40%의 사람은 이러한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영국의 통신사 '버진 미디어 O2'가 개발한 것이 대사기 채팅 AI '데이지 할머니'다. 데이지 할머니는 Chat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한 AI로, 가장 큰 특징은 긴 통화를 매우 좋아한다는 것이다. 뜨개질의 재미라든지, 존재하지 않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 키우고 있는 고양이 등에 대해 끝도 없이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이 기능이 하찮게 보일 수 있지만, 이렇게 함으로써 사기꾼을 짜증나게 하며 그들이 악행을 저지를 시간을 빼앗는다. 사기꾼은 이 쓸모없는 긴 대화에 끌려다니며 정신적으로 크게 소모된다고 한다.
데이지 할머니의 전화 응대 흐름
사기 방지 전문가 네트워크와 협력하여 개발된 데이지 할머니는 실제로 걸려온 사기 전화로 훈련받았다. 실제로 데이지 할머니의 대화는 실존하는 수다쟁이 할머니와도 같다. 데이지 할머니는 음성 인식 AI를 사용해 전화 목소리를 인식하고, 그 내용을 또 다른 AI가 텍스트로 변환한다.
그 후, 이를 노년 여성의 목소리를 기반으로 한 음성 합성 AI가 발음한다. 이렇게 설명하면 뭔가 번거로울 것 같지만, 이 모든 처리는 단 몇 초 만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대화는 매우 자연스럽다. 데이지 할머니는 사기꾼의 표적이 된 사람들의 전화번호 리스트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사기꾼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온 사람들의 전화번호가 순차적으로 등록된다. 그 번호로 걸려온 사기 전화는 해당 사람 대신 곧바로 데이지 할머니와 연결된다.
헛소리로 사기꾼을 지치게 하고 가짜 개인 정보나 은행 계좌를 전달
그렇게 되면 사기꾼은 이제 할머니의 끝없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O2에서 공개한 영상에서는 데이지 할머니가 사기꾼의 질문을 이리저리 피하고, 가상의 반려묘 '플러피'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이 소개되었다. 또한 데이지 할머니는 가짜 개인 정보나 가상의 은행 계좌 정보를 사기꾼에게 전달하고, 속이는 데까지 성공해 사기꾼을 골탕 먹인다.
데이지가 할머니 캐릭터인 이유는 사기꾼들이 주로 노년 여성을 표적으로 삼기 때문이다. 이 긴 대화는 현재 효과적인 것으로 보이며, 이미 40분 이상 헛소리에 시간을 빼앗긴 사기꾼들이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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