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흔히 "몸이 보내는 신호를 잘 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 신호가 대개 너무 조용해서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동맥류가 바로 그런 병이다. 겉으로 보이는 증상 없이 조용히 진행되다가, 한순간에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무서운 질환. 대동맥이 점점 팽창하다가 한순간에 터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생존율은 50% 미만.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목숨을 잃는 경우가 절반을 넘는다. 그렇다면, 미리 알아차릴 대동맥류 자가진법은 없을까?
미국 예일-뉴헤이븐 병원의 연구진은 손가락 하나로 몇 초 만에 위험 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였는데, 이 방법이 완벽한 진단법은 아니지만, 누구나 쉽고 빠르게 체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 번쯤 시도해볼 만하다.
대동맥류 자가진단법, 엄지손가락으로 간단하게 체크하는 방법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하고 손을 편다. 왼손, 오른손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 엄지를 천천히 새끼손가락 방향으로 뻗는다. 힘을 주지 말고, 자연스럽게 뻗을 수 있는 한계까지 늘려보자. 이제 결과를 확인해보자. 엄지가 중지~새끼손가락 사이에서 멈춘다면 정상. 하지만, 엄지가 새끼손가락을 넘어갈 정도로 지나치게 구부러진다면 대동맥류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손가락과 대동맥류, 어떤 연관이 있을까?
이 연구를 이끈 존 엘레프테리아데스(John Elefteriades) 박사는 이렇게 설명한다. "엄지가 지나치게 뻗어지는 것은 장골(long bone)의 비정상적인 성장과 관절의 과도한 유연성을 의미할 수 있다. 이 특징은 대동맥류 환자들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신체적 징후 중 하나다."
실제로, 대동맥류를 포함한 여러 심장 질환으로 수술을 받은 30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동맥류를 가진 환자들은 엄지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구부러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 테스트가 감지할 수 있는 것은 "상행 대동맥류", 즉 심장에서 위쪽으로 뻗은 혈관에 생기는 대동맥류다.
그렇다면 이 테스트만 믿어도 될까?
단순히 엄지가 많이 구부러진다고 해서 모두가 대동맥류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위험 요소가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 50대 후반 이상, 특히 남성
- 흡연, 고지방 식습관, 비만 등의 위험 요인 보유
- 부모 또는 조부모 중 대동맥류 가족력이 있음
- 손가락 테스트에서 엄지가 지나치게 늘어남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대동맥류가 무서운 이유
대동맥류는 처음에는 아무 증상도 없다. 그러다 갑자기 파열되면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변한다. 대동맥류가 터진 환자의 50%는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사망 병원에 도착하더라도, 수술을 받아 살아남을 확률은 50% 이 때문에 "증상이 없을 때 미리 발견하는 것"이 유일한 생존 전략이다.
조금이라도 불안하다면? 단 몇 초면 할 수 있는 테스트. 이걸로 목숨을 구할 수도 있다. "나는 건강하니까 괜찮겠지." "아무런 증상이 없는데 병원에 가야 할까?" 이런 생각이 가장 위험한 순간일 수도 있다. 지금, 손을 펼쳐 엄지를 움직여보자. 몇 초 만에 알 수 있는 내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 그 신호를 무시하지 않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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