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메리카 엘살바도르의 서부 산악지대에 위치한 '산 이시드로(San Isidro)'라는 유적지에서 신기하고 기이한 도자기 인형 다섯 개가 발견됐다. 왜 신기하고 기이한 도자기냐면, 각도에 따라 표정이 변하기 때문이다.
처음 보면 공허한 얼굴, 하지만 각도를 바꾸면 웃는 얼굴을 한 토기 인형
바르샤바대학의 고고학 연구진이 발굴 현장에서 건져 올린 이 인형들을 정면으로 바라보면 인형들은 무섭도록 차갑고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다. 마치 넋 나간 사람처럼 공허한 눈빛으로 허공을 응시한다. 하지만 각도를 바꿔 위에서 내려다보는 순간 표정이 싹 달라진다. 차갑던 얼굴이 어느새 따뜻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발굴된 인형은 총 다섯 개로, 대형 인형 세 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장식이 전혀 없는 모습이고, 나머지 작은 두 개는 머리에 장식도 달고 귀에 장신구도 착용하고 있다.
또한 유적지에서는 배가 비어있는 인형 하나가 추가로 발견됐는데, 이 빈 배 속에 가장 작은 인형이 딱 들어맞는 크기였다. 이를 본 연구팀은 고대 사람들이 이 인형을 출산 의식과 관련된 의례에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다. 작은 인형이 큰 인형의 배 속으로 들어가는 과정은 탄생을 의미하는 일종의 상징적 의식이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적지의 이름은 '산 이시드로(San Isidro)', 이곳은 고대 피라미드 형태의 구조물이 존재하는 지역으로, 이 피라미드의 정상에서 인형들이 발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아직 사람의 유해가 발굴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피라미드가 무덤이라기보다는 종교적, 사회적 의식을 진행하는 공간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또한 옥으로 만들어진 펜던트도 함께 발견됐는데, 이 유물들은 중앙아메리카의 니카라과, 코스타리카, 파나마 지역에서 발견된 유물들과 거의 동일한 형태를 하고 있었다. 2400여 년 전 엘살바도르 지역이 주변 국가들과 고립된 곳이 아니라 활발히 문화적, 경제적 교류를 하고 있었다는 증거인 셈이다.
'ARCHEOLOG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이트 쉐메쉬의 유적지 ‘텔 아세가’에서 3살 소녀가 발견한 3800년 된 고대 스캐럽 인장 (0) | 2025.04.10 |
---|---|
고대 이집트 아비도스에서 발견된 무명의 파라오 무덤 (0) | 2025.04.01 |
폼페이 유적에서 발견된 비밀의 연회장과 욕장, 고대 로마 귀족들의 사교 문화 (0) | 2025.02.04 |
575년의 역사를 간직한 밀라노의 스포르체스코 성, 그리고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비밀 터널 (0) | 2025.01.23 |
클레오파트라의 여동생의 것으로 여겨졌던 두개골, 사실은 11세 소년의 것으로 밝혀져 (1) | 2025.01.16 |